아마존, 손흥민 반박 ‘소리지름’으로 퉁 쳐…인종차별 논란

입력 2020-09-13 18:58

아마존 프라임 다큐멘터리가 손흥민(28·토트넘 홋스퍼)이 같은 팀 동료와 언쟁하는 장면에서 손흥민의 반박이 ‘고함(SHOUTING)’으로만 처리돼 인종차별 논란이 일고 있다.

아마존은 ‘All or Nothing: 토트넘 홋스퍼’ 3편의 예고편을 지난 11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손흥민이 지난 7월 6일 에버턴과의 홈경기 중 위고 요리스(34) 말다툼을 벌이는 장면을 부각해서 다뤘다.

요리스는 영상에서 전반전이 끝나고 대기실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손흥민에게 수비에 가담하지 않는다고 따졌다. 요리스는 손흥민을 향해 “너나 해리나 루카스나 똑같다. 1분 남겨놨는데 팀과 목표를 위해서 뛰어라”고 소리쳤다. 이 부분은 그대로 자막에 실렸다.

반면 손흥민은 요리스에 "대체 뭐가 문제냐. 넌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 난 널 존중했다(What's wrong with you? What's your respect on me? I respect you)며 격하게 반발하는 장면은 ‘고함(SHOUTING)’으로 표현됐다. 오리에 선수가 프랑스어로 한 발언도 “괜찮다(It’s fine)”으로 표기된 모습을 봤을 때 더욱 의아한 대목이다.

아마존이 올린 영상의 제목도 편향적이었다. ‘손흥민이 전반전 후 수비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요리스의 분노를 느끼고 있다’고 영상을 표현했다. 손흥민이 단순히 상대의 분노를 듣는 사람으로만 묘사한 것이다.

유튜브 이용자들은 손흥민 발언 내용에 제대로 자막이 달리지 않은 것은 인종차별적이라고 지적했다. 한 유튜브 이용자는 “아시아인에 대한 차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예”라며 “편집자나 다른 사람들이 손흥민의 말을 이해 못 했다고 하는데, 프랑스어나 포르투갈어는 이해하면서 그의 말을 이해 못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영상은 아마존이 인종차별적 회사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아시아인의 삶은 중요하다(Asian Lives Matter)”라고 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