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3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에서 2단계로 조정했지만 여전히 하루 확진자는 100명선에서 줄어들고 있지 않는 상태다. 지역감염도 전국에서 계속해서 발행하고 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을 막기 위해선 시민들의 자발적인 거리두기가 계속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121명 발생해 총 확진자수는 2만2176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수는 이달 3일부터 11일째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하루 확진자가 최대 400여명까지 발생한 것을 감안하면 거리두기 효과가 조금 나타났지만 그렇다고 큰 효과를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실제 전국에서 지역감염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집단감염 건수는 8월 2~15일 23건, 8월 16~29일 40건, 8월 23일~9월 5일 52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광복절 서울 도심 집회와 관련해 1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577명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67명(서울 125명, 경기 124명, 인천 18명), 비수도권이 310명이다. 비수도권은 대구(94명)와 광주(87명)를 비롯해 11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감염 장소도 병원, 소모임, 방문판매업체 등 다양하다.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과 관련해서는 6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는 29명이다. 수도권 산악카페 모임 관련해서는 3명이 늘어 누적 확진자가 38명이 됐고, 경기도 부천시 방문판매업체인 TR이노베이션-사라퀸과 관련해선 1명 추가돼 총 14명이 확진됐다. 대전 건강식품설명회와 관련해선 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55명으로 늘었고, 경북 칠곡군 산양삼 사업설명회와 관련해선 5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가 13명이 됐다.
특히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깜깜이 환자’도 여전하다. 감염경로 불명 환자 비율은 최근 2주간 23.9%로 집계됐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다는 것은 환자 스스로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활동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집단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다.
거리두기 피로감으로 시민들의 이동도 증가추세다. 수도권의 휴대전화 이동량을 보면 8월 마지막주 주말인 지난달 29~30일에 비해 9월4~5일 인구 이동량이 오히려 6.3% 증가했다.
추석 연휴도 걱정거리다. 연휴가 5일이나 지속되고, 평상시보다 시민들의 이동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가 조금만 더 노력하면 코로나19 유행은 더욱 확실하게 줄어들 것이고 조만간 방역망의 통제력을 회복할 수 있다”면서 “특히 수도권 주민은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하고 약속·모임을 잡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