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단체행동 철회했지만… 국시 보긴 쉽지 않을 듯

입력 2020-09-13 17:34 수정 2020-09-13 18:30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본관 앞에서 서울대 의대 3학년생이 의료계 현안 및 전공의 파업 지지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문을 옆에 두고 릴레이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대해 의사 국가고시를 거부해온 전국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이 단체행동을 멈춘다. ‘명분 없는 싸움’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결정으로 보인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국시 응시자 대표들은 13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모든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한다”며 “이후 행동방침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 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가 (의료정책 관련) 법안을 재검토하고 국민을 위한 의료 정책을 펼치는지 선배 의사들과 지켜보겠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잘못된 의료정책을 강행하는 순간 재차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국시 재응시와 관련해선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들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책에 반발해 단체행동을 벌여왔다. 예과 1학년부터 본과 3학년까지는 동맹휴학을, 본과 4학년은 국시 응시를 거부했다. 하지만 갈수록 단체행동의 명분은 희미해졌고 이렇다 할 실익도 보지 못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의료계 대표로 정부, 여당과 합의를 이뤘고 함께 단체행동을 해왔던 전공의들은 지난 8일 현장에 복귀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임시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학생 선생님들이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고 제자리에 돌아옴으로써 전공의협의회 비대위와 향후 계획에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명해준 것에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본과 4학년 의대생들이 단체행동을 접게 되면 후배들도 동맹휴학을 접고 학교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의대생들을 대표하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이날 대의원회의를 열고 동맹휴학 지속 여부를 다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이 국시 거부 의사를 철회해도 올해 시험을 못 볼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공정성 측면을 고려해 추가적인 재응시 기회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국시 재응시 시행 여부와 관련해 “정부 입장은 이미 밝힌 입장과 동일하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