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묻었을까봐? 지원받은 식량도 소독하는 북한

입력 2020-09-13 17:29 수정 2020-09-13 17:38
러시아가 2014년 12월 북한에 인도적 차원에서 제공한 밀이 남포항 부두에서 하역되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가 최근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북한에 밀 2만5000t을 구호물자로 지원했다.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유입 차단을 위해 외딴곳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밀 낟알들까지 훈증 소독을 하는 등 치밀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은 12일(현지시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북한에 인도주의적 지원 물자로 밀 5만t 제공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밀 2만5000t을 지원한 데 이어 최근 남포항을 통해 다시 2만5000t을 반입했다는 것이다.

식량 지원은 철저한 방역 조치 속에서 이뤄졌다. 우선 하역작업은 남포 서해 댐에서 12㎞ 떨어진 지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운송과 하역에 관여한 승무원은 검역 조치를 받게 된다. 밀 낟알들은 훈증 소독 조치까지 거친 뒤 주민들에게 배급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번 식량 지원에 대해 러시아 정부와 국민들이 사심 없는 형제애를 보여줬다며 마음 속 깊은 감사를 표시했다고 대사관 측은 전했다. 북한은 이번 지원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양측의 동지적 협력 관계가 여전함을 분명히 보여준다고도 했다.

아울러 북한 외무성 관리들은 러시아대사관 소속 외교관과 만나 이번 식량 지원이 연이은 태풍으로 농업 분야에서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서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