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잡겠다는 루시드, 품질·서비스가 성패 가른다

입력 2020-09-14 00:03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의 첫 양산차 모델 '루시드 에어'. 루시드 모터스 홈페이지

미국 전기차 업체 루시드 모터스가 최근 첫 양산차 모델인 ‘루시드 에어’의 세부 사양을 공개하면서 테슬라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긴 주행거리와 짧은 충전시간을 내세운 루시드가 품질과 서비스 측면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면 테슬라의 아성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루시드는 현재 양산차 모델로 개발한 전기차 ‘루시드 에어’를 미국 현지에서 시험 생산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는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이 차량을 본격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루시드는 최고경영자(CEO) 피터 롤린슨이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테슬라 모델S 수석 엔지니어, 엔지니어링 부사장 등으로 근무한 바 있다.

루시드는 지난 9일 루시드 에어의 세부사양을 공개했는데 테슬라의 고급형 모델S와 비교해 긴 주행거리, 빠른 충전시간을 확보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현재 단계에서 테슬라를 넘어설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전기차 브랜드로 언급되고 있다. 피터 롤린슨은 “전기차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 것”이라며 “루시드 에어 고급형 모델의 에너지 효율성은 테슬라 모델보다 17%가량 좋다”고 강조했다.

루시드 에어는 1분 충전에 32㎞씩, 20분이면 총 483㎞의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는 미 환경보호청(EPA) 등급 기준 832㎞를 달성했다. 이는 현재 양상되고 있는 전기차 중 가장 긴 주행거리다. 테슬라의 모델S 롱레인지 플러스가 지닌 약 647㎞의 주행거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루시드 측은 루시드 에어의 가격이 8만~16만9000달러(약 9500만~2억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시드 에어에는 LG화학의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돼 배터리 용량이 늘어난다. 또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처럼 2.5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인 ‘드림 드라이브’가 적용될 예정이다.

업계에선 루시드가 순수 전기차 업체의 한계를 극복하느냐가 시장에서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의 경우 판매와 고객 서비스가 온라인 위주로 진행돼 불편함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없지 않다. 마감이나 내구성 등 품질도 기존 완성차 업체들보다 미흡하다는 게 불만사항으로 지적돼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루시드가 테슬라를 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전기차를 본격 출시한다”며 “루시드의 경쟁 상대는 테슬라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업체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