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출신의 여성 감독 클로이 자오(38)가 만든 ‘노마드랜드(Nomadland)’가 베니스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심사위원장인 제77회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황금사자상을 포함한 수상 결과를 발표했다. 자오는 2010년 소피아 코폴라가 ‘섬웨어’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후 여성으로선 10년 만에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유색 인종 여성으로선 2001년 미라 네어(인도) 감독의 ‘몬순 웨딩’ 이후 19년 만이다.
‘노마드랜드’는 프란시스 맥도맨드 등이 출연한 영화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유목민처럼 미국을 떠도는 삶을 그리고 있다. 미국 언론인 제시카 브루더가 쓴 동명의 책을 원작으로 했다. 감독인 자오와 맥도맨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직접 수상하지 못하고,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소감을 전했다. 맥도맨드는 “이 기묘하고, 기묘하고, 기묘한 세상에서 기묘한 방식으로 영화제에 초대해줘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자오 감독은 중국 베이징 출신으로 2015년 ‘내 형제가 가르쳐 준 노래들’로 데뷔했다. 이후 2017년 ‘로데오 카우보이’(원제·The Rider)를 선보였다. ‘노마드랜드’ 외에 마동석의 출연 사실로 잘 알려진 마블 영화 ‘이터널스’의 감독이기도 하다. 첫 영화부터 노마드랜드까지 연출한 세 작품의 시나리오도 직접 썼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니스 영화제는 코로나19에도 참석자 수를 대거 줄이고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의 방역 조치를 취한 후 영화제를 진행했다. 베를린 영화제는 지난 3월 마무리됐으나 지난 5월 개최 예정이었던 칸 영화제는 연기됐다.
한편 최우수 감독상은 ‘와이프 오브 스파이’의 구로사와 기요시(일본), 심사위원대상은 미첼 프랑코(멕시코)의 ‘누에보 어던’이 영예를 안았다.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은 각각 바네사 커비(영국)와 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이탈리아)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디어 캄래드!’를 연출한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러시아)가 받았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