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손흥민만? 토트넘 다큐 이상한 자막, 축구팬 발끈

입력 2020-09-13 11:42 수정 2020-09-13 12:30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스포츠 유튜브 캡처

해외 축구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인종차별에 시달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공개한 9부작 다큐멘터리 ‘All or Nothing’ 7~9편 예고편에서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영어 발언이 단순하게 ‘Shouting(고함)’이라는 자막으로 처리돼 논란이 일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지난 7월 6일 에버턴과의 홈경기 하프타임에 손흥민과 프랑스 출신 요리스 골키퍼가 수비 가담 여부를 두고 언쟁하는 장면이다. 요리스의 영어 발언은 그대로 자막으로 옮겨졌다. 반면 손흥민의 발언은 ‘Shouting’이라는 지문으로 처리된 게 전부였다.

영상 속 손흥민은 “What’s wrong with you? What’s your respect on me? I respect you!”(너 왜 그래? 넌 날 존중하지 않아? 나는 널 존중해)라고 말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댓글 캡처

특히 아마존이 팀 동료 오리에의 “괜찮다”는 프랑스어 발언도 번역 후 영어 자막으로 옮긴 것과 비교해 손흥민 발언을 ‘고함’으로 처리한 건 인종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축구팬들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의 트위터와 유튜브에 항의 댓글을 남기며 자막 수정,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아마존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14일에 공개될 본편에서 문제 부분의 자막을 수정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페인 일간지 AS(아스)의 표지

한편 12일(현지시간) 라 리가 개막을 앞두고 발간된 스페인 일간지 AS(아스) 표지에서 이강인(발렌시아)이 ‘눈 찢어진 캐릭터’로 표현된 것도 논란이다. ‘눈 찢기’는 동양인 외모를 비하하는 대표적 인종차별 중 하나다.

아스는 표지에서 이번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유망주를 캐릭터로 소개했다. 기사 내용은 이강인의 뛰어난 기량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다만 한국 출신의 이강인, 일본 출신의 구보 다케후사 캐릭터가 문제가 됐다. 캐릭터의 눈은 가로로 길게 찢어져 있다. 다른 국적, 인종의 선수 캐릭터 눈이 세로로 길고 크게 그려진 것과 대조적이다.

네티즌들은 “숨 쉬듯 차별하다 보니 이런 건 차별도 아니라고 생각하겠지!” “유럽은 변하지를 않네” “손흥민 이강인 화이팅” 등의 반응을 보인다. 동시에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인종차별에 분노와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수련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