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다” VS “학생과실” 덕정역 감전사고 상반된 여론

입력 2020-09-12 13:50
지하철역 감전사고로 전신화상 입은 중학생. 연합뉴스

한 중학생이 지하철 1호선 경기 양주 덕정역에서 감전 사고로 중상을 입었다.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아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코레일의 소극적인 대응에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아이의 과실도 크다”는 여론도 팽팽하게 이어졌다.

김모(14)군은 지난 4일 오후 10시15분쯤 양주 덕정역 선로에 정차 중이던 화물 열차 위에 올라갔다. 그 순간 고압선에 의해 감전사고를 당했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지하철을 움직이는 고압선은 2만5000 볼트의 고압 전기가 흐르기 때문에 가까이만 다가가도 사고가 날 수 있다.

신체의 83%에 3도 화상을 입은 김군은 두번의 수술 치료를 거쳐 의식을 겨우 회복했다. 서울의 한 화상 전문 병원에 입원 중인 그는 앞으로 10차례 이상의 수술을 받아야 한다. 지난 일주일 간의 치료비만 해도 수백만원이 청구됐다. 김군은 개찰구가 아닌 외부 출입구를 통해 덕정역에 들어갔다가 감전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주 덕정역 모습. 연합뉴스

김군의 아버지는 아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코레일의 대응에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11일 연합뉴스에 “물론 제 아이에게도 잘못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사고인데 코레일에서는 전화 한 통도 없다. 덕정역에 찾아갔더니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사고 현장은 고압선 주의라는 안내 문구도 없었다”며 “CCTV도 없는 안전의 사각지대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출입구 등에 제대로 된 안전장치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치료를 한 교수님도 아들이 너무 많은 화상을 입어 (회복이) 힘들 것 같다고 하더라. 정말 가슴이 무너진다”고 했다.

국토교통부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현재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철도를 이용하다가 승객이 다친 것도 아니다. 출입구가 잠겨 있는데도 들어갔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찰의 조사가 끝나는 대로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부는 “같은 자식을 둔 부모로서 안타깝다. 이번 일을 통해 안전 장치가 마련되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출입구가 잠겨있는데도 들어간 아이의 잘못도 크다. 코레일의 과실은 아닌 것 같다” 등의 글을 남겼다.

김지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