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이 확진자 4명이 발생한 병원 건물을 코호트 격리(건물을 통째로 폐쇄해 격리하는 것)하는 과정에서 간호사 15명을 2인 1실 이용이 원칙인 방 하나에 몰아넣고 근무를 이어가게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공분을 사고 있다. 근무하던 간호사 중 한 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11일 중앙보훈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입원 환자 3명과 간병인 1명을 포함, 총 4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병원은 환자들이 머물렀던 병동을 코호트격리 조치하고 이동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문제는 병원 측에서 접촉자로 의심되는 환자와 보호자, 병동간호사와 직원들을 검사한 뒤 음성 판정을 받은 간호사들을 격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원칙대로라면 음성 판정을 받은 간호사들은 방역 수칙에 따라 2주 동안 자가격리를 하며 업무를 쉬어야 하지만 병원측은 병동간호사들이 별도의 자가격리 기간 없이 7평짜리 병실을 15명이 쓰게 하는 등 밀집된 생활을 하며 근무를 이어가도록 했다. 이들 중에는 임신부도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밀접, 간접 접촉자 구분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병실이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확진자가 발생한 당일 야간 근무 예정자였거나, 휴무였던 간호사들조차 모두 병원으로 부른 점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자가격리 후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한 후 근무를 이어가도록 했다. 간호사들은 “코호트 격리 중, 간호사들의 일손이 비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 4일 코호트 격리 중에도 근무를 이어온 간호사들 중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때서야 간호사들은 업무를 중단하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