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던 秋, 檢에 이메일… “맑은 가을하늘 볼 여유 가지라”

입력 2020-09-11 17:1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임시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권현구 기자

아들과 관련해 연일 제기되는 의혹에도 침묵을 유지하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1일 일선 검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검찰 개혁 완수를 주문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여러 의혹들과 관련한 입장 등의 언급은 없었다.

추 장관은 이메일에서 “국민의 시대적 요구는 해방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검찰 개혁을 제대로 완수해 달라는 것”이라며 “법무부는 형사사법의 주무부처로서 수사권 개혁을 앞장서 추진해 왔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등 수사권개혁 법률이 개정됐고 많은 논의를 거쳐 수사준칙 검사수사개시 규정 등 하위 법령이 입법예고 중에 있다”고 했다.

추 장관은 법무부가 추진한 개혁 작업에 대해 “검찰이 인권과 정의를 지켜내는 수호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해서 보람을 느낀다”고 자평했다.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불송치 사건에 대하여도 사법통제를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도입했다”며 “경찰과도 그간의 조직간 갈등을 넘어 앞으로는 서로 협력하고 인격적으로 존중하는 새로운 관계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했다.

추 장관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 관련 법령과 관련해 변화하는 업무환경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변화된 형사사법제도가 국민의 입장에서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업무시스템과 조직인력을 개편하고 매뉴얼을 정비하는 등 새로운 형사사법시스템이 조기에 자리잡을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추 장관은 글의 말미에 “태풍이 지나가고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의 문턱”이라며 “과중한 업무로 노고가 많은 가운데에서도 맑은 가을하늘을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시길 바란다”고 했다.

구승은 기자 gugiz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