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유동성 파티’…7월 통화량 전년 대비 10.1% 증가

입력 2020-09-11 14:11 수정 2020-09-11 14:2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초저금리 시대에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이 활발해지면서 ‘유동성 파티’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시중에 풀린 통화량은 3093조원 가량이며, 전년 대비 10% 늘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광의 통화량(M2)은 3092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5조7000억원(0.5%)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7월과 비교하면 10.1% 급등한 것으로, 이는 2009년 10월(10.5%) 이후 최대폭으로 늘은 것이다.

한국은행 제공.

M2는 협의통화(M1)에 저축성 예금을 합한 것으로, 곧바로 현금화가 가능한 자금을 의미한다. 시중에 돈이 얼마나 풀렸는지 추산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금융상품별로는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요구불예금이 전월 대비 각각 13조7000억원, 3조2000억원 증가했지만, 2년 미만 정기예적금은 8조5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7월 말 기준 수시입출식 예금 규모는 647조2637억원(원계열 평잔)이고, 요구불예금은 303조950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8%, 28.2% 증가한 수치다.

경제주체별로는 기업에서 전월보다 11조5000억원,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서 11조5000억원 통화량이 늘었다. 기타 금융기관에서도 통화량 1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한국은행 제공.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물경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계속되는 시중 유동성 증가는 자산시장의 거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투자처를 떠도는 돈이 증시나 부동산으로 쏠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전날 발간한 ‘통화신용 정책 보고서’에서 “향후 단기화된 자금이 수익추구를 위해 자산시장 등에 대거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한은은 기업, 가계의 활발한 신용대출이 일부 통화량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말 은행의 가계 대출은 전월 대비 11조7000억원 증가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4년 이후 최대폭으로 늘었다. 주택자금 수요와 주식시장의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추측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가 재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돈을 푼 영향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