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게임’ 강동희가 털어놓은 9년 전 승부조작 사건

입력 2020-09-11 11:02
이하 SBS '인터뷰 게임' 캡처

승부조작 혐의로 물의를 빚은 강동희 전 프로농구 감독이 과거의 잘못을 사죄하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10일 방송된 SBS 고민 해결 리얼리티 ‘인터뷰게임’ 2회에는 강동희 전 프로농구 원주 동부 감독이 출연해 승부조작 사건 이후 심정을 고백했다.

강동희는 허재, 현주엽, 서장훈 등과 함께 1990년대 프로농구를 이끌며 ‘코트 위의 마법사’로 활약했다. 그는 선수 은퇴 후에도 남자 프로농구 감독으로 데뷔해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2013년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 수감되어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겼다.


이날 방송에서 강동희는 9년 전 승부조작 사건에 관해 설명하고 사죄했다. 그는 “많은 사람 앞에 다시 서는 건 상상도 못 해봤다”며 “계속 죄송스러운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더 두려웠던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강동희는 2011년 2월, 순위가 결정되고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시점에 오래 알고 지낸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강동희는 “(후배가) 남은 경기를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다)”며 “나는 언론에 공표한 대로, 예정대로 주전을 내보내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게 돈을 줬고 내가 그 유혹에서 못 벗어난 거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내가 그 돈을 받으면 안 됐다. 그 돈을 받은 게 모든 일의 시작이자 핵심이었다. 큰 잘못을 했다”고 고백했다.


함께 출연한 강동희의 아내는 승부조작 사건 당시 심경에 대해 “애들은, 나는 어떻게 되나 생각했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도 강동희를 원망하지는 않는다며 “그게 우리 인생의 다는 아니니까”라고 말했다. 다만 아내는 “아들들의 안위를 항상 걱정했다”고 고백했다.

강동희의 두 아들은 농구선수를 꿈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희는 처음엔 아들의 꿈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농구장에서 멀어지고 싶었고, (아들이 농구를) 관두게 하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안 됐다”며 “그런데 ‘왜 내 꿈을 아빠가 막느냐’는 아들의 말에 내가 졌다”고 털어놨다.

그가 아들의 꿈을 반대한 것은 자신의 지난 잘못 때문이었다. 그는 “나는 (아들의) 시합에 응원을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주변 사람들이 그래도 체육관에 아빠가 와 있는 게 어떻겠냐고 했을 때도 나는 농구인이나 체육관에 온 사람들을 만날 용기가 안 났다”고 고백했다.


강동희에게 ‘인터뷰게임’을 제안한 것은 허재였다. 허재는 “형으로서 너무나 답답했다”며 강동희에게 출연을 제안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강동희가) 모자 쓰고 마스크 쓰고 진짜 한 4~5년은 그러고 다닌 것 같다”며 “모든 걸 털어놓고 대화한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