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 위험성에 대해 왜 국민에게 거짓말을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수치스러운 질문”이라며 발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오후 백악관에서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고 트럼프 행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자찬했다.
질의응답에서 ABC방송 존 칼 기자가 “왜 미국 국민에 거짓말했나. 그리고 우리가 대통령이 말하는 것을 왜 믿어야 하나”라고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끔찍한 질문”이라며 “거짓말하지 않았다. 내가 말했던 것은 우리는 침착해야 하고 패닉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질문, 그리고 당신이 그걸 표현한 방식은 완전히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ABC방송에 수치이고 당신의 고용주에게 수치”라고 맹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터게이트’ 보도로 유명한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독감보다 더 치명적이다. 5배나 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초만 해도 코로나19 위험성을 인지했던 그가 최근 들어 “바이러스는 곧 사라질 것”이라고 축소해 말해온 데 대해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가 국민을 속였다”고 공격하며 대선 쟁점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드워드가 내가 말한 것이 나쁜 것이라고 생각했으면 내가 말한 즉시 보도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우드워드에게 책임을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나라의 치어리더”라며 “국민을 공포로 내몰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코로나19 위험을 알고도 속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대선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혐오스럽다”며 “그것은 거의 범죄”라고 비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