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전입 때부터 “추미애 아들 왔다”…부대원들은 다 알았다

입력 2020-09-11 06:00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씨가 카투사(미8군한국군지원단) 일선 부대에 처음 전입왔을 때부터 해당 부대에서는 “추미애 아들이 왔다”는 얘기가 파다했다고 군 관계자가 밝혔다. 서씨는 2016년 11월부터 2018년 8월까지 카투사로 복무했고, 추 장관은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서씨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군 관계자는 11일 “서씨가 부대에 올 때부터 ‘국회의원 아들이 왔다’ ‘추미애 아들이 왔다더라’ 하는 말이 돌았다”며 “유명인사 아들이라 간부나 병사들도 서씨 존재를 이미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카투사 출신들의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카투사 갤러리’에도 당시 서씨의 존재를 한국군은 물론 미군들도 인지했다는 등의 글이 올라와있다.

이런 연유로 서씨의 직속상관인 지원반장 이모 상사를 비롯한 부대 간부들이 서씨의 집안 배경에 적잖은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교롭게도 서씨가 연이어 병가를 쓴 2017년 6월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고, 추 장관은 정권 초기 집권여당의 당대표였다.

검찰이 서씨의 병가 연장과 관련해 확보한 당시 군 내부기록을 보면 이 상사는 서씨의 병가 연장과 관련해 “미안해할 필요가 없으니 다음부터는 지원반장에게 직접 물어봐주고 의문점을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야당은 군에서 민감한 이슈인 병가 연장을 둘러싼 부대 관계자들의 이 같은 대응이 통상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추 장관의 영향력이 없었더라면 과연 이런 대응이 가능했겠느냐는 게 야당의 주장이다.

서씨의 복무 중 휴가 특혜 의혹과 관련해 부실수사 논란에 휩싸인 검찰은 지난 9일 서씨가 근무했던 부대 대위 2명과 당직사병 등 핵심 참고인 3명을 동시에 불러 재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서씨의 병가 연장 경위, 서씨가 병가 만료 이후에도 부대에 미복귀한 당시 상황 등을 다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서씨 병가 연장 과정이 담긴 군 내부기록 외에도 서씨가 진찰을 받았던 삼성서울병원과 국군양주병원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기록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상진 김판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