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2.4% vs 아베 0.9%…한일 이웃민심 ‘최악’

입력 2020-09-11 00:17

일제 강제징용 문제로 촉발된 무역갈등에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으로 얼어붙은 가운데 양국 국민의 상대방 정상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간한 미디어이슈 ‘한·일 갈등에 대한 양국 시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일본인 응답자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이들이 2.4%에 그쳤고, 믿지 못한다는 응답은 79.2%로 집계됐다. 한국 응답자의 93.7%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베 총리를 믿는다는 이들은 0.9%였다.

정상뿐만 아니라 상대 국가와 국민에 대한 호감도도 매우 낮았다. 일본 시민 가운데 한국과 한국 국민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10.8%와 11.1%였고, 아니라는 응답은 각각 51.4%, 56.7%였다. 한국 시민도 일본과 일본 국민에 호감이 있다는 응답이 각각 15%, 17.5%였고, 없다는 응답은 64.2%, 48.6%로 조사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교도통신 연합뉴스

얼어붙은 관계의 원인을 놓고는 ‘서로 반반의 책임이 있다’는 응답이 양국 모두 가장 높았지만 세부 의견은 갈렸다. 각각 일본인의 39.8%, 한국인의 75.1%가 서로 50%씩의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상대국가 책임이 더 크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일본은 36.7%로 한국인(16.0%)보다 많았다. 다만 ‘자국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은 일본은 23.6%, 한국이 8.9%였다.

‘상대국이 경쟁 대상’이라고 인식한 비율은 한국이 80.8%로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일본은 40.8%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상대국은 경계 대상’이란 인식도 일본인은 63%, 한국인 83%로 각각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한·일 20∼69세 시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최종 응답자는 한국 1000명, 일본 742명이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