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 아닙니다…콘센트서 물 ‘콸콸’ 황당한 새 아파트

입력 2020-09-11 00:13
전북 전주시 서신동의 바구멀 1구역 '아이파크e편한세상' 한 상가건물의 콘센트에서 물이흐르고 있다.뉴시스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 내 상가건물의 전기시설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황당한 장면이 포착돼 부실시공 논란이 커지고 있다.

10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전북 전주시 서신동 바구멀 1구역 아이파크e편한세상의 한 상가건물의 전기 콘센트에서 물이 흘러나오는 모습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당시 상황이 촬영된 10초짜리 영상을 보면 콘센트에서 쏟아진 물이 건물바닥을 완전히 덮은 상태였다. 상당한 시간 동안 콘센트에서 물이 쏟아졌다는 의미다.

HDC현대산업개발과 대림산업이 시공한 1390세대 규모의 전주 바구멀1구역 서신 아이파크는 지난 7월 15일 입주를 시작했다. 아파트는 입주 두 달도 못돼 문제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최근 장마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강우량이 많아지자 상가 곳곳에서 건물 콘센트에 물이 흘러나오거나 누수, 균열, 곰팡이 등의 부실공사로 추정되는 현상들이 발견된 것이다. 급기야 상가건물 콘센트에서 수도꼭지를 틀어 놓은 듯 물이 콸콸 쏟아졌다.

입주자들의 고통은 이뿐이 아니다. 아파트 전기 배관 시설에는 물이 차올랐고, 주차장도 물에 젖기 일쑤였다고 전했다.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천장과 옥상, 외벽 등도 금이 가거나 물이 새는 등 하자가 곳곳에서 확인됐다.

입주민 단톡방 내용. 뉴시스

입주자들은 입주자 단톡방에서 아파트의 현관과 외벽, 지하주차장, 천장 등의 각종 문제를 제기하며 부실시공 의혹을 제기했다. 한 입주자는 “결로를 넘어서 누수가 아파트 곳곳에서 발생하는 것 같다”면서 “각종 하자를 제기한 민원만 2달 사이 100건이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입주자는 “안전사고 위험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전기시설에서 물이 흐르고 지하주차장에서도 물이 고이는 경우가 자주 있다”고 호소했다.

단톡방에서는 이외에도 ‘20년 된 아파트에서도 없었던 지하주차장에서 결로(?)라니 정말 대책이 필요합니다’ ‘지하주차장에서 잘못하면 넘어져서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저도 어제 지하주차장 바닥 물기 때문에 미끄러져 넘어질 뻔했습니다’ 등의 대화가 오갔다.

바닥에 고인 물로 낙상사고를 당한 입주자도 있다. 같은 단톡방에서 ‘우리 딸도 넘어져서 다쳤어요. 나이 드신 분들 다치면 골절되게 생겼어요’ ‘어제 지하주차장에서 저희 아이도 엉덩방아 찧고 미끄러졌어요’ 등의 불만글이 단톡방에 게시됐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파트 내에서 결로 또는 누수와 관련된 민원이 있었고 적절한 조처를 한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민원이 해결돼 큰 문제가 없다”고 답변했다.

송다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