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의 기블리 S Q4 그란루쏘(기블리)는 스포츠카와 고급 세단의 감성을 모두 지니고 있었다. 처음 봤을 땐 웅장한 엔진 배기음과 터프한 외관이 눈을 사로잡았지만 주행 중엔 겉모습과 달리 부드러운 변속과 편안함에 다시 한 번 놀랐다.
지난달 서울과 경기도 안산 오이도 일대를 오가며 기블리를 시승했다. 시승구간은 도심과 고속도로, 국도 등이 혼재돼 다양한 조건에서 주행 능력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외관은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도드라졌다. 거의 전면부 전체를 감싸는 공격적인 그릴과 마세라티 엠블럼은 브랜드의 자부심을 표현하는 듯 했다.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길게 그려진 보닛 라인은 역동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그릴과 프론트 범퍼 등에는 크롬바를 적용해 우아함과 세련미를 끌어올렸다.
측면은 근육질 라인이 강조된 후면부로 이어지는 쿠페룩이 도드라졌다. 뒷모습은 날렵한 느낌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 마세라티 레터링 등이 멋스럽게 어우러졌다.
실내는 전반적으로 고급 스포츠카의 느낌을 구현했다. 실내 곳곳에 사용된 브라운톤의 가죽은 블랙톤 가죽과 조화를 이뤄 멋스러움을 더했다. 계기판과 기어노브, 페달, 계기판 등은 고유의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기본적으로 기블리는 4975㎜의 긴 전장을 바탕으로 한 큰 차체를 갖췄다. 공차중량도 2070㎏으로 무게가 꽤 나가는 편이다. 하지만 주행 시 버거움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기블리는 3.0ℓ V6 트윈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대 430마력에 59.2㎏·m의 토크를 발휘한다.
시동을 거는 순간 기블리는 한 마리의 야수가 ‘으르렁’ 짖는 듯 풍부한 배기음을 뿜어냈다.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새로운 액티브 사운드 기술이 적용돼 주행 시 매혹적인 사운드로 만족감을 높여준다.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로 바꾼 뒤 가속하면 더욱 풍부하고 경쾌한 사운드가 사방에 울려 퍼진다.
기블리의 최고 속도는 시속 286㎞다. 정지상태에서 4.7초면 시속 100㎞에 도달한다. 고속 주행에선 민첩하면서도 부드러운 가속력과 핸들링이 돋보였다.
야간 주행 중에는 눈부심 현상을 방지하는 풀 LED 어댑티브 매트릭스 헤드라이트가 제 능력을 발휘했다. 주행 속도와 주변 조건에 따라 상·하향등을 자동 조절해 비가 내리거나 지하 주차장의 코너를 빠져나오는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였다.
1열의 경우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하지만 긴 차체에도 불구하고 2열 공간은 다소 좁게 느껴져 아쉬웠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