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22㎞ 뚫었다...LG화학 ‘리튬·황 배터리’로 최고도 비행 성공

입력 2020-09-10 16:01
LG화학의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한 고고도 태양광 무인 항공기 EAV-3가 성층권 비행에 성공했다. LG화학 제공

LG화학의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한 무인기가 고도 비행 시험에 성공했다. 전기차를 넘어 드론, 개인 항공기 등 미래 운송수단의 핵심으로 자리할 리튬·황 배터리에 관심이 쏠린다.

LG화학은 10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한 고고도 장기 체공 태양광 무인기(EAV-3)에 리튬·황 배터리를 탑재해 고도 12~50㎞의 성층권 비행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EAV-3는 태양 에너지와 배터리로 운행하는 소형 비행기다. 낮에는 태양전지와 배터리 전력으로 비행하고 밤에는 낮에 태양전지판으로 충전한 배터리 전력으로 비행한다.

이번 비행 시험에서 EAV-3는 국내 무인 비행기 최초로 고도 22㎞를 비행하며 무인기 기준 국내 성층권 최고 고도 비행 기록을 달성했다. LG화학은 “이번 비행 테스트는 영하 70도의 낮은 온도와 대기압이 지상 대비 25분의 1 수준인 진공에 가까운 성층권 환경에서 리튬·황 배터리의 안정적인 충·방전 성능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튬·황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가볍고 희귀금속을 덜 사용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양극재에 황·탄소 복합체, 음극재에 리튬 메탈 등을 사용해 무게당 에너지 밀도가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1.5배 이상 높다. 전기차, 장기 체공 드론, 개인용 항공기 등 미래 운송수단의 성능을 좌우할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LG화학의 미래기술연구센터 혁신 전지 프로젝트팀은 1년 6개월 동안 성층권과 유사한 환경을 재현해 연구를 진행한 끝에 비행 시험을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향후 리튬이온배터리보다 2배 이상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황 배터리를 2025년 이후 양산할 계획이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