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개막을 앞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자칫 유관중 전환 일정이 무산될 위기에 고심하고 있다. 영국 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런스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정부가 기존 계획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선언하면서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EPL 경기장에 다음달 1일 관중 입장을 허용하기로 했던 계획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전날 밝혔다. 더타임스는 일부 EPL 구단들이 홈경기 개막전에서 관중 입장 일부 허용을 정부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손흥민의 소속 구단인 토트넘 홋스퍼는 에버턴과의 리그 첫 홈경기 날인 13일에 홈구장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4000명 입장을 허락해달라 요청했다가 거부당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9일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리그 첫 경기에 관중 1만2000명 입장을 허용 요청했으나 이 역시 거절당했다.
영국 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지난 5월 6200명을 넘었던 게 7월 초 400명 아래까지 떨어졌으나 지난 6일에는 2988명까지 치솟는 등 3000명 선을 위협하는 중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 7일부터 잉글랜드 지역 내에서 6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금지하고 있다. 기존에 예정됐던 일부 행사는 일단 추진됐으나 입장객을 1000명 이하로 제한했다. 지난 3월 실시했던 록다운(lockdown)의 악몽이 떠오르는 상황이다.
EPL 사무국에 따르면 구단들은 지난 시즌 도중 이미 무관중 시즌을 진행하며 7억 파운드(약 1조 805억원) 손해를 봤다. 만일 이번 시즌을 경기장 정원 25% 입장을 허용해 진행한다고 해도 최소 5억4700만 파운드(약 8446억원) 손해를 본다. 제한적 관중입장이 허용된다 할지라도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을 합치면 2조원 가까운 손실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리차드 마스터스 EPL 최고경영자는 “팬들이 경기장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구단에 미치는 재정 충격도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유관중 전환 일정에 따라서 앞으로의 EPL 경기 중계를 어느 범위까지 할 것인지도 정해질 전망이다. 그는 “첫 3라운드는 모두 중계를 하기로 결정했으나 그 이상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 시즌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배운 게 있다면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