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이 오는 25일 ‘온라인 극장’ 시범 서비스를 개시하고 신작 ‘불꽃놀이’(작 김민정, 연출 남인우)를 유료로 공개한다고 10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공연계 유료 온라인 스트리밍에 불을 댕기는 모양새다.
국립극단이 신작을 온라인에서 개막하는 것은 창단 70년 이래 최초다. 국립극단은 향후 명동예술극장과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판에 이어 ‘온라인 극장’을 네 번째 극장으로서 정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관람에 대한 이질감을 고려해 온라인 관람권 시범 가격은 2500원으로 책정됐다. 17일부터 국립극단 홈페이지와 인터파크에서 공연 티켓과 동일한 방식으로 구입할 수 있다. 본 공연은 25일, 26일 양일간 총 2회 상영한다. 예매 시 관람 일시를 선택해야 하고 관람 전일 예매자만 상영 링크를 제공한다. 11일부터 미리보기 영상, 창작진 인터뷰 등이 국립극단 유튜브 채널에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다.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의 가장 큰 특징은 취향에 따라 영상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이크를 쓰지 않는 연극 장르 특징으로 영상 송출 시 대사 전달도가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막 옵션을 제공한다. 더블 캐스팅일 경우 캐스팅별 영상을 제공한다. 향후 공연 특성에 따라 무대 전체를 담은 풀샷 버전과 카메라의 움직임에 의한 편집 버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국립극단은 △실제 극장 객석처럼 어둡고 조용한 환경을 조성할 것 △PC 모니터 활용, TV 연결 등 되도록 큰 화면으로 즐길 것 △배우들의 호흡까지 느끼고 싶다면 헤드폰 또는 이어폰을 사용할 것 △배터리 상태, 인터넷 회선을 미리 확인할 것 등 다양한 관람팁도 제안했다.
국립극단은 ‘온라인 극장’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자체 플랫폼 구축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극장으로 정식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극단 홈페이지 회원 5만명의 관람 행태를 파악할 수 있도록 자체 홈페이지를 기반으로 시범 서비스를 설계하고 관람객 대상 설문조사를 해 가격, 스케줄, 관람방식 등의 개선점도 적극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불꽃놀이’는 국립극단이 지난 6월 18일부터 한 달간 소극장 판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우리 연극 원형의 재발견3-하지맞이 놀굿풀굿’ 프로그램 중 하나다. ‘불꽃놀이’와 함께 선보일 예정이었던 세 편의 쇼케이스는 오는 24일 오후 7시30분, 26일 오후 4시30분 두 차례에 걸쳐 국립극단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국립극단을 시작으로 공공 예술기관의 영상화 사업은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전날 공공 예술기관의 온라인 강화 계획을 담은 ‘코로나 일상 속 비대면 예술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예술의전당에는 15억원이 투입돼 실감형 기술을 결합한 공연 영상이 제작되고, 공연 영상화 종합 스튜디오 설립을 위해 32억원이 지원된다. 전통 기반의 국립극장은 10억원을 지원받아 우수 레퍼토리 공연 실황과 실감 콘텐츠 영상을 제작하기로 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