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국 백악관 국민청원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을 구속하라’는 청원에 대해 “노예근성” “21세기 이완용”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송 의원은 10일 자신의 SNS에 ‘미국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을 구속 기소해 달라는 일부 극우세력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문재인을 구속하라’는 청원이 미국 백악관 청원 홈페이지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하고 있다며 “한국 극우세력의 청원이 틀림없다”고 적었다.
그는 “처음에는 분노가, 그다음엔 비통함에 전신이 와들와들 떨렸다”고 호소했다. 이어 “청원 사유의 황당함은 제쳐두고, 엄연한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미국 대통령에게 구속 기소해 달라고 읍소하는 작태에 황망하기 이를 데가 없다”고 적었다. 송 의원은 “이들(청원인)은 대한민국이 미국의 51번째 주라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이를 보고 미국 국민이 느낄 황당함을 생각하니 치욕스러움에 얼굴이 벌개진다”고 토로했다.
송 의원은 이 청원을 두고 “매국을 넘어 노예근성이라 부를 만하다”며 “백악관에 청원을 올린 극우세력이야말로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에 칼을 겨눈 21세기판 이완용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을 넘어 한·미합방으로 대한민국 주권을 미국에 갖다 바치려는 미친 영혼이 아니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작태”라며 “문재인정부에 미흡함이 있더라도 헌법에 따라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을 미국 대통령에게 구속 기소해 달라고 탄원하는 세력에 대한민국 태극기를 흔들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다”고 적었다.
송 의원은 한 번 더 해당 청원을 ‘매국’에 빗대었다. 그는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더러운 매국매족의 DNA와 피가 이들에게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지난 4월 23일 백악관 국민청원 홈페이지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는 ‘미국에 중국 바이러스를 밀반입하고 한·미안보를 위협하는 문재인을 구속 및 기소하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10일 오후 1시 기준 85만8850명이 해당 청원에 동의를 표했다. 청원인은 자신을 ‘태평 김일선’이라 밝혔다.
청원인은 “문재인을 구속 및 기소하는 것은 (베네수엘라) 마두로를 구속 및 기소하는 문제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며 청원 사유를 밝혔다. 그는 “문재인은 중국 바이러스를 미국으로 밀반입해 미국인을 학살했다” “문재인은 극동아시아지역에서 미국의 제1의 혈맹인 대한민국의 주권을 불법적으로 찬탈해 한·미동맹의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 등의 주장을 했다. 또 “문재인은 공산국가인 북한과 중국 그리고 딥스테이트(제도 밖의 숨은 권력)와 결탁해 인도 태평양 지역 안보를 영구적으로 붕괴시켰다”고도 주장했다.
백악관은 청원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백악관 국민청원은 한 달 이내에 10만명 이상이 청원에 동의하면 60일 이내에 공식 답변을 발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외국의 정치 현안과 관련된 청원에는 답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4월 18일에도 “한국 선거가 여당에 의해 조작됐다”는 청원이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지만, 백악관은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