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엄벌촉구 1인 시위자 알고보니 음란물 3만개 유포범

입력 2020-09-10 14:09 수정 2020-09-10 14:21
메신저 텔레그램에 ‘박사방'을 운영마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뭉 제작, 유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 씨가 3월 25일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 손원락 부장판사는 10일 온라인 메신저 단체대화방에서 음란물을 퍼뜨린 혐의(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대학생 A씨(25)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 제한을 명했다.

A씨는 지난해 3∼10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을 운영하면서 아동·청소년 성 착취 영상 700여개와 그 외 음란물 3만1000여개를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4차례에 걸쳐 3만여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받고 텔레그램 ‘n번방’에 접속할 수 있는 링크를 전송해 영리 목적으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판매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재판에서 자신의 제보로 아동·청소년 상대 성 착취물을 제작하거나 지시한 범인들이 검거될 수 있었던 것을 양형에 참작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n번방’에서 ‘갓갓’으로 활동한 문형욱(24·구속기소)이 검찰로 송치될 때 경북 안동경찰서 현관에서 엄한 처벌을 요구하는 고함을 지르며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단체대화방을 개설·운영하면서 배포한 음란물 규모와 내용 등을 보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피고인이 성적 자기결정권이 확립되지 않은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 착취 영상 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관련 범죄를 근절하기 위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점, 수사기관에서 ‘n번방’ 관련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