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1% 오르며 보합세를 보였다. 그러나 서울과 수도권(0.06%)을 제외한 세종, 대전, 대구, 울산 등에선 여전히 높은 가격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가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졌다고 자화자찬하는 동안 여러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도 ‘매물 부족’이 나타나면서 오름세를 유지했다.
10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9월 1주차(9월 7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의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주와 같은 0.01%를 기록했다. 수도권도 0.06%로 전주(0.07%)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보합세를 보였다.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도 0.11%로 전주(0.12%)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부 “하향 안정세” 설명과 동떨어진 현실
지표상으로는 전국적으로 전주와 비슷한 오름세를 기록하며 아파트 매매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정부는 7·10 대책 발표 이후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리는 등 ‘하향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시장 상황을 평가한 바 있다.특히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서울 서초구와 송파구, 마포구, 노원구의 4개 아파트 단지를 예로 들며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7·10 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집값이 하락하는 등 시장 안정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서울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며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강남구(0.01%)는 신축 아파트 위주로, 강동구(0.01%)는 9억원 이하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또 마포구(0.02%)는 도화·마포동 일부 소형 평형을 위주로 상승했고, 용산구(0.02%)도 도원동 등 역세권 대단지 위주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정부의 판단과 달리 실제 시장에서는 가격 하향 조정보다는 ‘현 수준 유지’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주요 도시 상승률은 여전히 높아…전세 ‘매물 부족’에 상승세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주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47%로 전주 대비 0.02% 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대전(0.31%), 대구(0.18%), 울산(0.17%), 충남(0.13%), 부산(0.11%), 강원(0.11%), 경기(0.09%), 전북(0.07%) 등도 지난주 상승세를 보였다.시장에선 서울과 수도권이 관망세에 접어들면서 다른 지역으로 상승 열기가 옮겨갔다고도 평가한다. 지난주 아파트 매매가격을 공표하는 전체 176개 시·군·구 중 전주 대비 상승세를 기록한 지역은 129개로 지난주(127개)보다 오히려 늘었다.
지난주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도 상승폭(0.15%)을 유지했다. 서울과 수도권은 각각 0.09%, 0.16%로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보였고, 지방도 0.14%로 전주와 같은 폭으로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은 “서울의 경우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거주 요건 강화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가 2.5단계 연장 조치에 따라 거래 활동이 위축되면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