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서부 산불로 붉게 물든 하늘… “여기가 화성인줄”

입력 2020-09-10 11:28 수정 2020-09-10 11:35

미국 서부 해안 지역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하면서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의 하늘이 붉게 물드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지구가 아니라 화성에 온 것 같다며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에서 40여건의 대형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산불로 수십만 에이커의 땅이 불탔고 주민 수천명이 대피한 것으로 파악됐다.

산불로 인해 매캐한 연기와 재가 발생하면서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 버클리 등 300㎞ 넘게 떨어진 도시 지역에서도 하늘이 붉게 변하는 현상이 벌어졌다. 이곳 주민들은 연기가 햇빛을 가리는 바람에 대낮에도 전등을 켜야 할 처지에 놓였다.


CNN 기상 전문가인 저드슨 존스는 “산불이 난 곳과 가까울수록 연기와 재가 많이 발생한다”며 “이 때문에 햇빛이 완전히 차단돼 한밤중처럼 보일 수도 있게 된다”고 말했다.

존스는 하늘이 붉게 변하는 현상에 대해 “공기 중 입자가 햇빛을 굴절했기 때문”이라며 “연기와 재가 마치 인스타그램 필터처럼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기 드문 광경을 접한 주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스네하 패틸은 “초현실적이다”며 “아침에 일어나니 화성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클랜드 주민인 미셸 맥커운은 오전 10시인데도 이웃들이 전등을 켰다며 “으스스하다. 세상에 종말이 찾아온 것 같다”고 전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