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군 복무’ 논란에 휩싸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모(27)씨가 정부 예산이 투입된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축구 구단 전북현대모터스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9일 알려졌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 등에 따르면 서씨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프로스포츠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올해 2월 전북현대 사무국 인턴에 최종 합격했다고 10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단 2명을 뽑는 이 자리의 경쟁률은 60대 1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씨는 현재 전북현대에서 유소년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원 당시 서씨는 ‘군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으로 고발된 피의자 신분이었다. 하지만 서울 동부지검에서 9개월째 수사가 미뤄진 사이 전북현대 인턴직에 지원해 합격했고, 현재 전주시에 거주하며 통근하고 있다. 서류·면접 심사가 이뤄진 시기는 추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직후였다.
문체부의 프로스포츠 인턴십 프로그램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2018년 4월부터 본격 시행됐다. 프로스포츠 분야 종사를 원하는 인재들에게 실무 경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의 사업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팬으로, 영국 현지에 스포츠 마케팅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던 서씨에게는 ‘맞춤형 스펙’인 셈이다.
여당은 줄곧 추 장관 아들의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 왔는데, 그런 이가 축구단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직원·인턴들이 가파른 축구장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뛰어다녀야 할 일이 많다는 게 프로축구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야당은 “인턴 채용 과정을 정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 최형두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이 국가 예산으로 취업 스펙 쌓는 모습이 청년들 눈에 어떻게 비치겠느냐”며 “평창 동계올림픽 통역병 청탁 또한 프로스포츠계 취직을 위한 사전 준비 단계가 아니었느냐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