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시에서 흑인 남성 대니얼 프루드가 경찰이 씌운 복면으로 인해 질식사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커지자 경찰 고위직 인사들이 모두 사임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8일(현지시간) 라론 싱글터리 로체스터시 경찰국장이 이달 말 물러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싱글터리는 “내 인격을 파괴하려는 외부 세력들의 시도에 가만히 앉아 당하고 있진 않을 것”이라면서 “프루드의 사망 사실을 보고받은 뒤 내가 취한 조치들에 대한 왜곡된 묘사와 정치화는 사실에 기반한 것이 아니며, 내 신념과도 다르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로체스터 경찰은 “나체로 밖에서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향정신성의약품에 취해 돌아다니던 프루드를 체포했다. 이 과정에서 프루드가 땅에 침을 뱉고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자 경찰은 두건을 씌우고 엎드리게 한 뒤 얼굴을 눌렀고, 의식을 잃은 프루드는 결국 사망했다.
당시의 상황이 담긴 영상은 5개월 뒤인 지난 2일 유족에 의해 공개됐고, 경찰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싱글터리는 프루드 사망 사건 직후 자신이 내사를 지시했다며 은폐 의혹을 부인했다.
러블리 워런 로체스터 시장은 “싱글터리의 사임을 요구한 적은 없다”면서도 화상으로 로체스터 시의회에 참석해 “로체스터 경찰 수뇌부 전원이 사임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흑인 인권단체들은 “워런 시장을 포함해 프루드의 죽음에 책임 있는 모든 이들이 물러날 때까지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프루드 사망 사건에 대한 대규모 항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전날엔 시 종합청사에 나체 시위대가 모이기도 했다. 워런 시장은 이날 “시위가 안전하게 진행되는 것이 최우선”이라면서 “로체스터 경찰은 주민과 이웃을 보호하고 계속해서 봉사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우리는 전에도 힘든 시간을 지나왔다. 우리는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