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일주일째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면서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봤다. 다만 그동안 지역사회에 누적된 무증상·경증 환자와 산발적인 지역감염으로 감소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9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모두가 희망하고 있는 만큼 급격하게 감소하진 않았지만 100명대의 안정적인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일주일 새 신규 확진자 수는 3일 195명, 4일 198명, 5일 168명, 6일 167명, 7일 119명, 8일 136명, 9일 156명을 기록했다. 폭발적인 증가세는 잡았지만, 여전히 우리 방역 및 의료대응 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 100명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정 본부장은 일일 신규 확진자 발생 건수가 두 자릿수로 내려가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지난 몇 개월간 지역에 누적된 무증상·경증 환자에게서 이어진 소·중규모 집단발병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3월 정부가 행정명령, 사회적 거리두기를 체계적으로 시행하지 않았지만 당시엔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지금보다 훨씬 더 강도가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졌다”며 “그때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유행이 있었던 상황이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지금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들의 접촉자 일제검사 과정에서 무증상 확진자가 발견되고 있다. 접촉자 일제조사 중 발견된 확진자의 30~40%는 진단 당시 무증상 상태라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지역 사회 내 감염 규모가 줄어들어야 확진자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염 경로가 ‘미분류’인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하면 접촉자 가운데 5∼10명 정도 양성 반응이 나온다”며 “지역(사회 내) 감염의 전반적인 규모가 줄어들어야 확진자 숫자가 예전처럼 더 급격하게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감염병이 상존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서는 감염 위험 요인을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방역에는 지름길이 없다”며 “지금 가장 먼저 실천해야 할 위험 억제 방법은 강화된 거리두기를 주말까지 집중적으로 실천하는 것이고, 추석 연휴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고향이나 친지 방문을 자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