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예정지인 경기도 하남시 전셋값이 서울 외곽 지역도 넘어섰다. 지하철 5호선 하남선이 개통되는 등 호재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데,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시작되면서 전세 수요가 더 몰릴 거란 예측도 나온다.
9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KB부동산 리브온의 주택가격동향을 살펴본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경기도 하남시의 3.3㎡당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은 1126만1000원 수준이었다. 1년 후인 지난 8월에는 1473만8000원으로 1년간 30.88% 상승해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하남시 학암동 위례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7월만 해도 전세보증금이 5∼6억원대였지만 지난달 7억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월세는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155만원 수준에서 보증금 1억원에 월세 160만원 수준으로 올랐다.
하남을 비롯한 3기 신도시 예정 지역 전셋값은 대부분 오름세다. 특히 하남은 불과 1년 전까지 아파트 평균전세가격이 서울 외곽 자치구인 은평구와 중랑구, 강북구, 노원구, 금천구, 도봉구보다 낮았지만, 올해 8월에는 이들의 아파트 전셋값을 넘어섰다.
하남 전셋값은 한동안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하남은 3기 신도시(남양주 왕숙·하남 교산·인천 계양·부천 대장·고양 창릉) 중 청약 인기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경기도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66만㎡ 이상)를 공급할 때 해당 시·군 1년(투기과열지구는 2년) 이상 거주자에게 30%를 우선 배분한다.
하남교산은 2021년 11∼12월 중 1100가구, 2022년 2500가구 등 3600가구가 사전 청약 방식으로 공급된다. 청약 당첨을 위한 이주 수요는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상태다. 하지만 일정상 하남교산 우선 공급 조건인 실거주 2년을 채울 기회는 아직 남아있어 전세 수요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역시 내후년까지 사전청약 일정이 잡혀 있는 남양주왕숙, 고양창릉, 인천계양 등의 인근 지역 아파트 전셋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동 다산 e편한세상 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전셋값이 처음으로 5억원대에 진입했다. 월세는 전용 74㎡가 지난 6월 보증금 5000만원에 임대료 110만원 선이었다가 이달 들어 보증금 4천만원에 임대료 160만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