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전 쏘카 대표이자 포털사이트 다음 창업자는 9일 “인공지능(AI)의 뉴스 편집도 가치 중립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의 카카오 갑질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뉴스 편집은 AI가 한다’는 카카오의 주장을 반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윤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카카오의 뉴스 편집에 대해 항의한 것과 관련해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하면서도 AI의 뉴스편집 중립성 문제를 곱씹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이 전 대표는 “국회의원이 마음에 안 드는 뉴스가 메인에 올라왔다고 바로 포털 담당자를 불러 강력히 항의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포털을 자기에게 유리한 뉴스만 보도록 압력을 넣는 것은 국회의원이 해서는 안 될 일”라며 “네이버와 카카오(다음)는 뉴스편집을 100% AI가 한다”고 했다. 카카오(다음)는 2015년부터 인공지능(AI)이 뉴스편집을 담당했고, 네이버도 2018년부터 뉴스 화면에서 AI 기반의 편집 방식을 적용했다.
이 전 대표는 다만 “많은 사람이 AI는 가치중립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 전 대표는 규칙 기반 AI에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AI시스템이 채용면접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설계한 사람이 항목별 가중치를 결정하면 AI는 여기 맞춰 계산해 점수를 내게 된다”며 “이를 ‘중립적이고 차별이 없다’고 과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 전 대표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인공지능이 우리가 설계한 대로 혹은 우리의 현상을 반영해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며 “AI라고 해서 가치중립적으로 판단하지 않기 때문에 AI시스템이 차별하지 않는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지 판단하기 위한 감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뉴스편집 AI는 물론 대출심사 AI, 채용면접 AI, 입학심사 AI, 자율주행 AI 등 사람을 평가하거나 사람의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그 시스템이 우리 사회의 문화나 윤리를 잘 반영하는가 감사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