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학적” 마스크 거부 승객 때문에 비상착륙한 日여객기

입력 2020-09-09 09:27 수정 2020-09-09 10:19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지난 1월 22일 마스크를 쓴 사람들이 체온측정 카메라 앞을 지나는 모습. AP뉴시스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500명대로 증가하는 가운데 일본 국내선 여객기가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승객 때문에 임시 착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지난 7일 낮 홋카이도 구시로 공항을 출발해 간사이공항으로 가던 피치항공 여객기에서 남성 승객 A씨가 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승무원에게 행패를 부려 항공기가 임시 착륙했다고 8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A씨는 공항을 출발하기 전에도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 승무원들이 주위 승객을 다른 좌석으로 이동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승무원들이 마스크 착용을 요청했지만 “비과학적”이라며 거부하고 고함을 치는 등 승무원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승객이 마스크를 안 쓴 사람 가까이에 있기 싫다고 말하자 “모욕죄”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기장은 항공법상의 안전저해 상태가 발생했다고 판단해 운항 경로에 있던 니가타 공항에 임시 착륙해 이 승객을 강제로 내리게 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마스크 착용 문제로 국내선 여객기가 임시 착륙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결국 당시 120여명이 탑승했던 해당 여객기는 간사이 공항에 예상보다 2시간15분 늦게 도착했다.

다만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 마스크 착용의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해당 기사에서 한 의사는 댓글로 “마스크를 쓴다고 어디까지 비행기 내 감염을 막을 수 있을지 과학적으로 확실하지 않다”며 “이 건의 본질은 마스크 착용의 시비가 아닌 승무원에게 소리를 높인 것. 마스크의 적절한 사용은 별도로 생각하자”고 주장했다. 이는 2000명 이상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는 8일 512명으로, 다시 500명대로 늘어난 상황이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