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가 21% '폭락'…시가총액만 550억 달러 넘게 날아가

입력 2020-09-09 08:58 수정 2020-09-09 10:11
테슬라의 보급형 차량 모델3. 테슬라 코리아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21% 넘게 급락했다. 상장 이후 하루 낙폭으로는 최대치다.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550억 달러(약 65조4000억원) 넘게 증발했다. S&P500지수 편입에 실패한 데다 잠재적 경쟁사인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약진이라는 악재가 겹친 탓으로 분석된다.

8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21.06% 하락한 330.21달러에 마감됐다.

악재가 잇따라 겹쳤다. 최근 테슬라는 뉴욕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지수 편입에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잠재적 경쟁자인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가 미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GM과 손잡았다는 소식이 터져나왔다. 상대적으로 테슬라의 투자가치가 떨어진 셈이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불구하고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었다. 지난달 5대 1 액면분할 소식에 힘입어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300% 가까이 치솟았을 정도다. 하지만 월가 일부에서는 테슬라 주가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분석이 여러 차례 나왔고, 최근 단기간에 악재가 쌓이면서 투자자들이 테슬라 주식을 급매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는 하반기 국내 해외주식 투자 열풍의 핵심이기도 하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테슬라(15억6024만 달러 순매수)로 나타났다.

반면 테슬라의 경쟁사인 니콜라 주가는 이날 40.79% 오른 50.05달러에 마감했다. GM이 니콜라와 손잡고 수소전기트럭 생산에 속도를 높인다는 소식이 두 회사 주가에 날개를 달았다. GM도 이날 7.9% 뛴 32.38달러를 기록했다.

전기공학자 니콜라 테슬라(1856-1943)에서 이름을 따온 니콜라는 2014년 미국 유타주 출신 사업가 트레버 밀턴이 창업한 애리조나주(州)의 스타트업이다. “수소트럭을 만들어 팔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테슬라와 창업 당시부터 자연스럽게 비교됐지만, 별다른 실체 없이 비전만 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지난달 애리조나주의 한 쓰레기 수거 업체와 쓰레기 트럭 2500대 주문을 확보하면서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