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유시 두둥등장

입력 2020-09-08 22:36 수정 2020-09-08 22:50

T1 신인 원거리 딜러 ‘구마유시’ 이민형이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T1은 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한국(LCK) 지역 대표 선발전 2라운드 경기에서 아프리카 프릭스에 세트스코어 3대 1로 승리했다. 이들은 이날 승리로 최종전인 3라운드에 진출, 9일 젠지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나게 됐다. 해당 경기에서 승리한 팀만 롤드컵으로 향한다.

T1은 이날 실전 경험이 전무한 신인을 선발로 내보내는 초강수를 뒀다. T1 아카데미 출신인 이민형은 올해 처음으로 1군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으나, 스프링과 서머 시즌 내내 ‘테디’ 박진성에게 가려져 단 한 차례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바 있다. 팀의 한해 농사 결과를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유망주는 첫 세트부터 대범하게 플레이해 팬들의 우려를 단숨에 불식시켰다. 그는 케이틀린으로 아프리카 바텀 듀오를 거세게 압박했고, 데스 없이 9킬 8어시스트로 게임을 마무리했다. 아프리카 ‘기인’ 김기인(아칼리)이 대규모 교전 때마다 그를 암살하기 위해 달려들었지만 끝내 수확 없이 헤드셋을 벗었다.

2세트 땐 드레이븐을 골랐다가 아프리카의 돌진에 당해 여러 차례 데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라인전을 공격적으로 풀어나가 팀이 초반 스노우볼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3, 4세트 때도 ‘에포트’ 이상호와 함께 진·바드 조합을 짜 차곡차곡 킬 포인트를 쌓았다.

이민형이 데뷔 기회를 얻은 건 T1 김정수 감독이 그의 공격적인 라인전 스타일을 높게 산 덕분이었다. 김 감독은 이민형의 라인전을 ‘타이트(Tight)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경기 후 국민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구마유시는 타이트하게, ‘테디’ 박진성은 안정적으로 라인전을 한다”면서 두 선수 간 스타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감독은 과감한 플레이를 늘리기 위해 신예 선수를 기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초반 10분이라도 패기 있게 임하자 싶어 신예 선수들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신예 선수들이 라인전도 잘하고, 겁도 없이 할 것 같았다”고 밝혔다.

롤드컵 선발전 패배는 곧 팀의 시즌 종료로 이어진다. 신인이 견디기엔 큰 중압감이 따라온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민형이 별로 중압감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다. 원래 자신감이 넘치는 성격”이라면서 덤덤한 말투로 이민형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