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청와대·여당, 포털 좌지우지”…윤영찬 논란에 맹공

입력 2020-09-08 19:38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하자 한 여당의원이 주호영 원내대표 연설과 관련해 핸드폰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주호영 원내대표 연설이 카카오 포털사이트 메인에 걸리자 압박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윤 의원 논란에 정회가 되기도 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윤 의원이 주 원내대표의 연설과 관련해서 보도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카카오를 국회에 부르라고 누군가에게 지시하는 핸드폰 화면이 언론에 잡혀서 보도됐다”며 “이는 집권 여당의 갑질에 해당하고 민간 사업자인 카카오의 사규를 위법하게 침해했을 가능성 보인다”고 주장했다.

황보 의원은 또 “말로만 듣던 집권 여당의 언론통제의 증거를 보여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자료를 요구하겠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집권여당에게 이렇게 불려간 적이 몇 번인지 또 어떤 사유로 불려갔는지 어떤 지시를 받았고 조치 결과가 무엇인지를 제출해달라”고 강조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도 “윤 의원이 한, 두 번 한 솜씨가 아니다”며 “지금까지 (포털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게 명명백백하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야당의 연이은 윤 의원 성토에 과방위는 정회됐다가 속개됐다.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국회 취재진이 촬영한 사진에 따르면 윤 의원은 이날 오전 주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주호영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 되네요”라고 하자 “이거 카카오에 강력히 항의해주세요”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어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고하세(요)”라고 적었다. 네이버 부사장 출신인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 초대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지냈다.

국회 과방위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윤 의원 논란에 대해 “언론에 대한 갑질이자 포털장악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그동안 포털을 현 청와대와 여당이 좌지우지했다는 소문이 시중에 팽배했는데 이번 사건으로 이 사안이 드러났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최근 작년 드루킹 사건, ‘조국 관련 힘내세요’라든지 실검 조작이라든지 댓글 조작이라든지 뉴스 배열 깜깜이 배열 이라던지 비판해 왔고 많은 사건이 있었는데 충분한 증거가 되는 한꺼풀이 벗겨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이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다. 윤 의원의 명명백백한 사과가 있어야 하고 이를 하지 않으면 우리는 함께 할 수 없다”며 “정부·여당은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재발방지, 윤 의원의 사보임 조치, 법적 조치 등 엄정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도 구두 논평을 내고 “카카오를 국회에 초치하는 서슬 퍼런 민주당의 이면을 봤다”며 “제1야당 교섭단체 대표 연설마저 참지 못하고, 어렵게 쌓은 대한민국 언론의 자유를 뿌리째 흔드는 ‘공포정치’ 민주당”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영찬 의원의 문자 대화 상대는 누구였는가. 민주당은 포털 외압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충격이고 매우 유감”이라며 “뉴스 통제, 실화였군요. 그동안도 포털을 통한 여론통제를 시도한 거냐”고 반문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