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 위기에 몰린 K리그 명가 수원 삼성이 팀 ‘레전드’ 출신 박건하(49) 감독을 사령탑에 선임한다. 팀이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수원 구단 관계자는 8일 박 감독을 신임 감독에 임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임생 감독 사임 뒤 팀을 지휘해온 주승진 감독대행은 일단 코치진에서 물러나 다른 보직을 맡을 예정이다.
수원은 정규리그 3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에 겨우 승점 3점 앞서 강등 위기에 몰려 있다. 이임생 감독이 지난 7월 16일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감독대행을 맡은 주승진 수석코치 체제에서도 리그 2승 1무 5패에 그치며 좀체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박 감독은 수원이 지금과는 달리 전성기를 구가하며 ‘레알 수원’으로 불리던 시절에 선수 생활을 했다. 1996년 수원 창단 멤버로 시작해 그해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이후 수원이 K리그 우승 3회, 현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을 2회 우승할 때도 주축 멤버로 활약했다.
2006년 수원에서 선수 생활을 은퇴한 뒤에는 코치로서 계속 구단에 머물다가 2011년 23세 국가대표팀 코치진에 합류했다. 홍명보 현 대한축구협회 전무가 23세 대표팀 감독을 맡아 2012년 올림픽 동메달을 따낼 때 코치진의 일원이다. 이후 홍 전무가 성인대표팀을 맡았을 때도 코치로 일했다. 후임 울리 슈틸리케 감독 아래서도 코치로 머물렀다.
2016년 마틴 레니 감독의 후임으로 서울 이랜드 FC 감독으로 취임했으나 승격에 실패하며 시즌 종료 뒤 사임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슈퍼리그(CSL) 다롄 이팡의 수석코치로 최강희 감독을 보좌했다. 최 감독이 다롄에서 나와 상하이 뤼디 선화 지휘봉을 잡을 당시에도 함께 팀을 옮겨 수석코치로 일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