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70분 격정 연설… “코로나 전쟁서 중대한 성과 거뒀다”

입력 2020-09-08 17:16 수정 2020-09-08 17:40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난산 원사에게 '공화국 훈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A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퇴치전에서 공헌을 한 유공자들을 대규모로 포상하며 사실상 중국 본토 내의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했다.

코로나19 발생지 우한이 지난 1월 23일 봉쇄된지 7개월 반 만이다. 시 주석은 코로나19와의 전쟁 승리는 중국공산당과 중국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 덕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코로나19 방역 표창대회에서 “우리 당은 지난 8개월여 동안 전국 각 민족과 인민을 단결시키고 막대한 노력을 쏟아부어 코로나19 전쟁에서 중대하고 전략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걸출한 공을 세운 모범적인 인물들에게 공화국 훈장과 국가 영예 칭호를 표창한다”면서 “코로나19와의 투쟁에 적극 참전한 당, 정부, 공안, 군대, 언론, 해외 동포에게도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중국 책임론’을 겨냥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은 공개적이고 투명했다”며 “단 한 명의 환자도 포기하지 않고, 단 한 명의 감염자도 놓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장 먼저 경기를 회복한 국가이고, 국제적으로는 32개국에 34개 의료 전문가 조직을 파견하고, 150개국에 의료 물품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중국 사회주의 체제의 우월성에 대해 새삼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코로나19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성과는 중국 공산당과 중국 사회주의 제도의 우수성을 충분히 보여줬다”며 “중국의 대국으로서 책임감과 당 전체와 전 국민의 자신감과 자부심, 응집력을 강화했다”고 자평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방제 유공자 표창 수상자들.AP연합뉴스

시 주석은 “역사와 현실은 모두 우리에게 중국 사회주의 제도를 완비하고, 국가 통치 체계와 통치 능력을 현대화하는 것만이 위험과 도전의 충격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중대 위기 앞에서 어떤 국가도 자국의 이익만 생각하고, 책임을 전가하고, 옳고 그름을 뒤바꾸는 행동을 할 수는 없다”며 “이는 자국과 자국민, 세계 각국과 국민에게 상처를 입힐 뿐”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또 훠선산, 레이선산 병원을 10여일 만에 세워 코로나19 중환자를 집중 치료했고 고위험 지역 주민 전수 검사, 의료진 해외 파견 등 중국의 방역 조치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의 연설은 1시간 10분간 진행됐다.

시 주석은 연설에 앞서 중국의 방역 업무를 총괄한 중난산 원사에게 공화국 훈장을, 감염병 전문가인 장바이리 중국공정원 원사와 우한 진인탄병원의 장딩위 원장, 천웨이 중국 군사의학연구원 소장에게 ‘인민 영웅’ 훈장을 수여했다.

표창 수상자로 단상에 오른 중난산 원사는 시 주석의 지시와 중국 공산당 중앙의 지도 속에 중국인들이 단결해 불과 3개월 만에 후베이, 우한에서 코로나19 방제에 성공해 전 세계의 존경을 받았다고 자평했다.

중 원사는 “시 주석을 핵심으로 하는 당 중앙의 지도로 굳게 뭉쳐 모든 중국인의 건강과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가속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투쟁이 단계적 승리를 거뒀지만 우리는 여전히 방심할 수 없다”며 전 세계 의료 종사자들과 협력해 코로나19 전파 차단,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중국 최고지도부 전원이 참석했으며, 시 주석 연설과 훈장 수여, 유공자 발언 등으 약 2시간 가량 진행됐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날 일제히 “14억 중국 인민이 코로나19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찬사를 쏟아냈다.

인민일보는 이날자 1면을 대부분 할애해 ‘전염병 방역에서 승리하기 위한 인민전쟁과 전면전, 저지전에서 시진핑 총서기의 논술’ 기사에서 시 주석을 부각시키고, 별도 기사에서 시 주석이 결정적인 시기에 우한을 봉쇄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치켜세웠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