秋 면전서 아들의혹 때린 주호영…“소설 발언 입증하라”

입력 2020-09-08 16:58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과연 지금 나라답게 하고 있느냐. 정의롭게 하고 있느냐”며 “정말 나라답게, 정의롭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특혜휴가 의혹뿐 아니라 이에 대한 검찰 수사 지연 등이 문재인정부의 ‘공정’ ‘정의’ 가치에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많은 젊은이들이 분노하고 절망하는 이유는 입으로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사람들이 앞장서서 공정과 정의를 짓밟고도 뻔뻔하게 변명만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청와대 회의실, 문 대통령의 뒤편에는 ‘나라답게 정의롭게’라는 문구가 보인다. 그것을 본 국민들은 ‘정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조소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문 대통령의 소통도 촉구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이 반복했던 ‘대통령의 함정’에 빠진 채 청와대 집무실과 관저에 고립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국무회의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자신의 이야기만을 일방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궁금해하고 억울해하는 일에 대해서 진솔하게 답해야 한다”고도 했다.

주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그의 연설을 듣는 추 장관을 응시하며 아들 서씨 관련 의혹을 비판했다. 그는 “추 장관 아들 서모씨 사건은 추 장관 이야기대로 간단한 사건이다. 그런데 왜 서울동부지검은 8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당사자가 인사와 수사 지휘 라인의 정점에 있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특임검사나 특별검사의 손에 수사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들은 뒤 퇴장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주 원내대표는 “추 장관은 ‘소설 쓰시네’라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특임검사나 특별검사의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 못 하겠다면 사임하는 게 맞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윤미향 정의연(정의기억연대)의 횡령 의혹, 울산시장 선거개입 공작 사건,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의) 성범죄 사건은 왜 수사가 지지부진하냐”며 “지금까지 역대 이런 정권이 어디 있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해선 “문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재보궐 선거 원인을 제공한 정당은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한 말에 책임을 지라”면서 민주당에 무공천을 요구했다.

국회 공정사법특별위원회 구성도 거듭 제안했다. 주 원내대표는 “어떠한 경우에도 공정하고 공평무사해야 할 사법체계가 권력에 사유화되고 시스템이 허물어지도록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라며 특위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전날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아프리카 한 부족의 말을 인용해 협치를 강조한 데 대해 “의미 있는 제안”이라며 “말로만 끝나지 말고 진정한 협치, 진정한 상생의 정치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화답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