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된 디지털교도소…허위 사실 유포에 문 닫았나

입력 2020-09-08 16:52

성범죄자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 ‘디지털교도소’가 8일 접속이 불가능해 폐쇄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해당 사이트에서 ‘성범죄자’로 지목된 한 교수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성 착취 동영상을 구매하려고 한 사실이 없음을 증명했다.

디지털교도소는 제보나 언론 보도를 통해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의 이름과 나이, 휴대전화 번호 등 신상 정보를 공개해 왔다.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사안이나 SNS 제보를 통해 특정 인물의 신상을 올려 마녀사냥에 앞장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최근 텔레그램을 통해 성 착취 동영상을 구매하려고 했다며 디지털교도소에 신상이 올라온 채정호 가톨릭대 의대 교수는 해당 제보가 사실이 아님을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냈다. 채 교수는 경찰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제출해 포렌식을 받았고, 경찰은 “고소인의 휴대전화에는 디지털교도소에 게재된 것과 같은 내용의 대화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디지털교도소에 올라온 채 교수의 텔레그램 대화가 조작됐다는 것이다.

디지털교도소에 신상이 올라간 20대 대학생이 억울함을 호소한 뒤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다. 그는 지인 여성을 대상으로 음란물을 합성하는 ‘지인 능욕’을 의뢰했다는 의혹에 휘말려 지난 7월 디지털교도소에 사진과 전화번호 등의 정보가 공개됐다. 그가 사망한 뒤에도 디지털교도소는 그의 사진과 신상을 삭제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고인이 정말로 누명을 썼다고 생각한다면 스마트폰 디지털포렌식과 음성파일 성문 대조를 통해 진실을 밝혀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7월부터 디지털교도소 관련 수사를 이어오고 있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운영진 일부를 특정해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