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불로장생 – 유산소 운동에 가려진 근력 운동의 중요성

입력 2020-09-08 16:42 수정 2020-09-09 10:26
지난번에 유산소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이번엔 근력 운동(무산소 운동)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밥만 먹고는 살 수 없듯이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해주어야 가장 이상적인 운동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힘이 떨어지고 근육의 양도 줄어듬을 느끼게 됩니다. 남성들의 경우 보디빌더들의 우람한 근육질 몸을 보면서 저건 너무 과한거라고 스스로 위로해보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들의 반만이라도 근육이 많아졌으면 하고 바랄 겁니다. 여성들의 경우 예전에는 곡선의 아름다움에만 치중하면서 근육에 관한 얘기는 운동선수들이나 해당하는 얘기라고 등한시했지만 이제는 여성들도 적당한 근력과 근육량이 꼭 필요하다는 건 상식처럼 되어 있습니다.

운동할 때 여성은 탄수화물보다 지방을 더 많이 사용하는 반면 남성은 지방보다 글리코겐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따라서 여성은 유산소 운동뿐 아니라 무산소 근력 운동을 병행해야 보다 효율적으로 지방 산화가 이루어집니다. 근력 운동을 하게 되면 기초 대사량이 증가하므로 같은 양의 식사를 하더라도 지방 연소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몸에 탄력이 증가 되어 보다 건강하면서도 멋진 보디라인을 만들 수 있으며 관절을 보호하고 골밀도를 증가시켜 골다공증을 막아줍니다. 특히 요즘은 장시간 좋지 않은 자세로 인한 요통 환자들이 많은데 허리 근육을 강화시켜 줌으로써 요통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근력 운동의 종류에는 등척성(isometric), 등장성(isotonic), 등속성(isokinetic) 이렇게 세 가지가 있는데 이를 알기 쉽게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등척성 운동
근육의 길이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관절의 움직임이 없는 정적인 운동으로 플랭크, 매달리기, 버티기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등장성 운동
관절의 가동 범위내에서 움직이는 동안 근육에서 발생하는 장력은 변함이 없고 근육의 길이만 단축 혹은 신장 되는 운동을 말합니다. 팔굽혀펴기와 턱걸이, 그리고 덤벨이나 바벨을 이용한 운동이 이에 해당합니다.

등속성 운동
헬스클럽이나 재활치료시 다양한 장비를 사용하여 하는 운동으로 근력 운동 초보자에게 적합합니다. 치료 목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만큼 안전한 반면 운동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근력 운동에서는 한 번에 반복하는 동작을 기준으로 한 세트라고 합니다. 근육의 크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6~12회, 60초간 휴식, 3세트로 하는 것이 좋으며 근지구력을 향상시키려면 12회 이상, 30초간 휴식, 3세트 정도가 좋습니다. 운동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20번 정도 반복할 수 있는 정도의 가벼운 무게부터 시작해서 2주 단위로 5~10% 정도 중량을 올려가면서 서서히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르신들이 근력 운동을 할 때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한 번에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 무게를 기준으로 해서 그 무게의 한 절반 정도의 무게 범위 내에서 하시면 됩니다. 근력 운동을 하고 나서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서 근육의 피로를 풀어줘야 나중에 손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근력 운동은 매일 하지 말고 격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근육은 수많은 근섬유 가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근력 운동을 반복하면 근섬유가 미세하게 손상되는데 이때 우리 몸은 복구를 위해 근육 성장에 도움을 주는 세포와 단백질이 손상된 근섬유로 이동해 근섬유를 재생합니다. 원활한 재생을 위해선 하루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매일 무리하게 근력 운동을 하면 오히려 근육이 제대로 커지지 않습니다. 매일 운동할 때는 짝수 날은 상체, 홀수 날은 하체로 나눠서 부위별로 분할 운동을 해야 합니다.

근육량의 증가가 사망률을 감소시킨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미국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레만 박사팀은 암 진단을 받은 18~81세의 남녀 2863명을 대상으로 근육 트레이닝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는데요, 그 결과 근육 트레이닝을 일주일에 1회 이상 실시하면 트레이닝을 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사망률이 33%나 감소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라 레만 박사팀은 건강 증진을 위한 운동으로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뿐만 아니라 근육 트레이닝도 적극적으로 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데이비드 싱클레어 하버드대 교수의 책 ‘하버드 의대 수명 혁명 프로젝트 노화의 종말’에서는 수 많은 요소들이 항노화를 도와준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땀을 흘려라’ 입니다. 땀 흘리는 방법으로는 고강도 인터벌 훈련을 추천하고 있는데 한가로이 걷는 것보다는 경쾌하게 달리는 것이 좋으며 심장박동수와 호흡률을 높이는 훈련을 권하고 있습니다. 힘들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격렬하게 운동하라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렇게 땀 흘리며 운동하면 나이를 먹으면서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진 텔로미어가 길어진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세포에 산소를 전달하는 새 모세혈관이 생기고, 산소를 태워 화학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 활성화가 촉진되며 이런 과정을 통해 노화가 늦춰지고 수명이 연장된다고 하였습니다.

이처럼 우리 몸에 다양하게 유익한 효과가 있는 근력 운동을 유산소 운동과 병행하면 건강하고 균형 잡힌 몸을 만들고 나아가 노화도 막아 줄 수 있는 지름길이 됩니다. 코로나로 야외활동이 많이 제한된 요즘이지만 집이나 사무실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운동을 할 수 있으므로 다시 한번 각오를 다져보시기 바랍니다.

최경호 가정의학과 전문의(아이비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