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인터뷰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조모씨에게 봉사상을 줘야 한다고 직접 제안했다던 동양대 교수가 “조씨의 봉사활동을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정경심 교수에게 전해들은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 교수는 자신에게 동양대 표창장 추천자격은 없었고, 누군가 건의하자 동의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판사 임정엽)는 8일 정경심 동양대 교수 측이 신청한 강모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강 교수는 동양대 표창장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해 9월 언론 인터뷰에서 “조씨를 기특하게 여겨 정 교수에게 표창장 수여를 직접 제안했다”며 “(동양대) 교수들이 표창장을 주는 데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었다. 그는 당시 “수도권 대학에서 경북 영주까지 찾아와 봉사활동을 한 대학생은 조씨뿐이었다”거나 “학교 인근에 기거하며 영어를 가르쳤다”는 등 정 교수 측에 유리한 발언을 했다.
강 교수는 정 교수 측이 지난해 9월 언론 인터뷰 기사를 제시하자 자신의 발언이 맞는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입학처장으로 있던 2012년 여름 무렵 동양대 본관에서 조씨를 직접 목격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당시 조씨가 최성해 총장에게 용돈을 받았다고 해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에게 “엄마(정 교수)를 도와줘서 기특하고 예쁘다”고 칭찬한 적도 있다고 했다. 조씨가 실제 봉사활동을 했다는 정 교수 측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간접 정황들이다.
이는 조씨를 학교에서 못 봤다는 다수의 동양대 관계자 발언과 배치된다. 정 교수 측이 그 이유를 묻자 강 교수는 “저도 증인석에 있으니 상당히 부담스럽다. 사립대에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그런데 강 교수는 검찰 반대신문 과정에서 조씨의 봉사활동을 직접 본 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정 교수에게서 딸이 많이 도와준다는 얘기를 수차례 들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을 묻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23일 증인으로 나왔던 장모 동양대 교수는 ‘강 교수가 조씨의 봉사활동을 목격했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증언했었다. 이에 강 교수는 “그건 그 사람 생각”이라며 “직접 봤다는 말을 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강 교수는 자신이 조씨의 표창장 수여를 추천했다는 보도가 정확한 게 아니라는 주장도 내놨다. 동양대 교수들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 조씨에게 표창장을 주자고 건의했고, 자신은 동의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표창장을 주는 데 동의했던 다른 교수들이 누군지에 대해선 기억이 불명확하다고 했다. 그는 “조씨가 학교 근처 기거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그건 제 추측”이라고 말했다. 정작 조씨는 검찰 조사에서 ‘동양대 근처에 기거한 적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검찰의 참고인 조사 요청에 아예 응하지 않았다. “기분이 나빴다”는 이유였다. 그는 “사소한 문제로 저희(동양대 교직원)의 과거 행적이 다 까발려지고, 지탄받을 줄 상상 못했다”며 “제 선의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기분이 언짢았다”고 말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