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33·토론토 블루 제이스) 또 홈런을 3개 맞으며 뉴욕 양키스와의 악연을 이어갔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서 3피홈런을 기록한 건 지난해 LA 다저스 시절 양키즈와의 8월 24일 경기 이후 처음이다. 류현진은 양키스를 상대로 개인 통산 2패, 평균자책점 8.80인 뼈아픈 기록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 살렌필드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피홈런 3개를 포함해 5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5실점(5자책점)을 기록한 뒤 2-5로 6회 초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토론토는 6회 말 공격에서 타선에 불이 붙어 10점 얻어내면서 12-7 역전승을 거뒀고, 류현진은 덕분에 패전을 면했다.
류현진은 1회 초부터 홈런 두 개를 연이어 내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1사 상황에서 루크 보이트에게 초구 몸쪽 높은 직구를 던졌다가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내줬다. 연이은 타자 에럭 힉스에게도 몸쪽 직구를 공략당해 공이 다시 한번 좌측 담장을 넘어가며 홈런을 기록했다. 류현진은 4회 초 다시 홈런을 얻어맞았다. 1사에서 미겔 안두하르에게 가운데 몰린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좌측 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또 내줬다.
류현진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다음부터는 잘 던지겠습니다”라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1회에 홈런 두 개를 맞으면서 볼 배합에 변화를 줬다”며 “체인지업을 그렇게 많이 던질 생각은 아니었는데 몸쪽 공을 던지다가 홈런을 맞아서, 바깥쪽으로 멀리 승부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류현진은 또한 “남은 경기도 우리 선수들이 한마음으로 전력을 다해 싸울 것”이라며 “오늘은 내가 초반에 실점하면서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동료들이 역전했다. 남은 양키스전도 오늘처럼 경기에 임할 것 같다”고 말했다.
토론토는 6회 초 한 점을 내준 뒤 2-6으로 끌려가던 6회 말에 무려 10점을 뽑으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우전 2타점 적시타와 로우데스 구리엘 주니어의 좌전 적시타로 6-6 동점을 만들었고,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쇼가 중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8-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를 달리는 토론토는 3위 양키스와 승차를 1경기 차로 벌렸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이날 경기 후 화상 기자회견에서 “그는 우리의 에이스”라며 “물론 실투 몇 개가 있었고 홈런을 맞기는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마운드를 내려갈 때는 점수가 5-2였다. 최고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가 경기 흐름을 지켰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