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챔프 내셔널스, 이번에도 ‘극적 반등’ 가능할까

입력 2020-09-08 12:22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의 빅터 로블스, 마이클 A. 테일러, 애덤 이튼(왼쪽부터)이 7일(현지시간)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 6대 1로 이긴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디펜딩챔피언 워싱턴 내셔널스가 정규리그 일정 4분의 3이 지난 현시점까지도 좀체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시즌 초반 최악의 부진 뒤에 반전하면서 우승 반지를 얻어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일정 축소 때문에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마저 희박한 상태다.

내셔널스는 7일(현지시간) 열린 템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서 6대 1로 승리했다. 최근 5경기에서 3승을 거두며 시즌 15승째다. 그러나 이날 승리로도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꼴찌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바로 위 순위 뉴욕 메츠와는 3경기 차이, 승률은 0.375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권이 내셔널리그 8팀까지 확대되기는 하지만 전체 60경기 중 이미 40경기를 치른 현 상황에서 순위를 올리기는 쉽지 않다. 현재 내셔널리그에서 그들보다 승률이 낮은 건 피츠버그 파이러츠,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뿐이다.

내셔널스의 ‘슬로우 스타트’는 낯선 모습이 아니다. 우승한 지난 시즌에도 선수단의 부상이 잇따라 발생, 5월까지 승률 3할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6월부터 대반전을 시작, 승률을 급격하게 끌어올리면서 와일드카드 획득에 성공했다. 이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격파한 뒤 월드시리즈에서 해당 시즌 MLB 전체 최고 승률을 기록한 휴스턴 애스트로스까지 이겨내면서 극적 우승을 차지했다.

무엇보다 올 시즌 내셔널스를 괴롭히는 건 믿었던 선발진의 부진이다. 팀 방어율은 5.16으로 내셔널리그 14위다. 지난해 활약한 선발진 중 제 몫을 해주고 있는 건 홀로 4승을 챙긴 맥스 슈어저뿐이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며 데뷔 이래 최고의 시즌을 보냈던 우완 선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는 지난달 22일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두 선수와 함께 선발 트로이카를 구축했던 패트릭 코빈은 시즌 2승 4패에 방어율 4.34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타선에서는 지난해 활약한 강타자 앤서니 랜던의 공백이 아쉽다. 팀 타율은 이날 기준 0.267로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7위지만 고비마다 결정지어줄 해결사가 없다는 평가다. 랜던은 지난 시즌 내셔널스에서 생애 첫 올스타, 내셔널리그 MVP 투표 3위까지 오르며 팀 타선의 간판 역할을 했으나 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FA) 신분을 획득해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로 이적했다. AP통신은 “내셔널스의 현 모습은 사실 랜던의 새 소속팀 에인절스를 닮았다”면서 “선수 몇몇이 리그 MVP처럼 활약할 뿐 팀 전체적으로는 부진하다”고 혹평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