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 전 비누꽃과 손편지로 손님에게 삶의 희망을 전했던 초밥집 사장님이 2년 반째 그 손님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7일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2년 반째 한 손님을 찾고 있다는 초밥집 사장님이 의뢰인으로 출연했다. 그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전한 배달앱 리뷰의 주인공이다.
그는 이날 방송에서 2년 전 화제가 됐던 사연을 소개했다. 2018년 1월 한 배달앱에는 의뢰인에게 감사를 전하는 리뷰가 올라왔다. 손님 A씨는 극단적 선택을 결심한 후 마지막으로 초밥을 주문했는데, 음식과 함께 배달된 손편지와 비누꽃에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적었다. A씨는 “열심히 살아보겠다” “메모와 비누꽃 장미 한 송이가 저의 목숨을 살렸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의뢰인은 방송에서 “리뷰를 보고 댓글을 꼭 달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떻게 달아야 할지 감이 안 잡혔다”고 털어놨다. 그는 “단순하게 ‘힘내세요. 잘 될 거예요’라는 말은 (손님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고민하던 그는 A씨가 남긴 글 중 ‘보내주신 연필로 좋은 글 쓰겠다’는 문장에 주목했다. 의뢰인은 “(그 문장을 보고) 글을 쓰는 분이 아닐까 (생각했다)”라며 “그렇다면 의미를 담아서 글을 쓰면 알아봐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첫 번째 답글을 단 이후에도 의뢰인은 며칠, 몇 주 간격으로 꾸준히 편지 쓰듯 답글을 달았다.
의뢰인이 답글 쓰기를 중단한 것은 자신이 오히려 A씨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는 “(댓글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그 글에 ‘좋아요’ 수가 몇백 개씩 갑자기 늘어나더라”며 “누군가 이 글을 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내가 답글을 달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손님이 자신의 사연이 노출되는 것을 부담스러워할까 봐 염려한 것이다.
답글 쓰기는 멈췄지만 사장님은 2년 반째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그분이 잘 계신다는 걸 확인하고 싶다. 소식이 궁금해 (앱을) 수시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나 주변에서 살아갈 동기를 찾기 힘들면 저 같은 일개 초밥집 사장한테서 삶의 희망을 찾았을까 (생각했다)”라며 “그분 생각만 하면 2년 반 전 첫 번째 리뷰를 볼 때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A씨를 기다리는 의뢰인의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그는 “항상 마음이 무겁다”며 “어디선가 잘 살고 계시겠지만 한 번만 더 주문하든 연락을 하든 하셔서 마음의 짐을 덜어주면 좋겠다”고 고백했다.
의뢰인이 A씨에게 준 손편지와 비누꽃은 개업 기념 이벤트로 마련했던 것이다. 의뢰인은 400개만 나누어 주고 그만두려 했지만 ‘자주는 먹지 못해도 간간이 주문하겠다’는 A씨의 글에 2년 반째 이벤트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A씨는 리뷰를 달고 1년 뒤 앱을 탈퇴해 지금은 소식을 확인할 길이 없는 상태다.
의뢰인의 사연에 서장훈은 “사장님으로서 최선을 다한 것 같다”며 “아마 그분은 열심히 살고 있을 거다. 너무 신경을 쓰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의뢰인은 “다시 주문하겠다는 말에 너무 묶여있었던 것 같다. 다시 주문 안 해주셔도 괜찮으니 (A씨가) 건강하게 잘 사셨으면 좋겠다. 나도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전했다.
박수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