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도 유료 스트리밍… 녹화 아닌 라이브로 차별화

입력 2020-09-08 11:49
'내면으로부터' 중 한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매일매일 모든 것이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는 변화에 적응해야 하지만 예술 창작을 멈출 수는 없습니다. 이 작품은 관객이 입장(접속)하는 그 시간에 댄서들이 춤을 춥니다. 녹화한 영상을 보는 것과 다릅니다. 우리는 관객을 작품의 가장 깊숙한 중앙으로 데리고 올 것입니다.” -램버트 예술감독 브누아스완푸퍼-

LG아트센터가 유료 스트리밍 대열에 합류한다. 녹화한 영상을 송출하는 방식이 아닌 관객이 접속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공연을 관람하는 ‘라이브 스트림’ 방식을 선택해 차별화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9개국에 동시 관람하는 점도 특별하다.

영국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현대무용단 ‘램버트’와 벨기에 현대 무용의 르네상스를 이끈 안무가 겸 영화감독 빔 반데키부스가 실시간으로 전 세계 관객들과 만나는 특별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신작 ‘내면으로부터’(Draw from Within)는 실시간으로 관람하는 라이브 스트림 공연이다. 20명의 램버트 무용수는 런던 사우스 뱅크에 위치한 램버트 스튜디오 빌딩 화물 반입구부터 루프 탑까지 빌딩 전체를 배경으로 춤을 추고, 이 장면은 카메라를 통해 촬영돼 실시간으로 세계 여러 곳의 관객과 만나게 된다.

LG아트센터는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 공연계가 중단되며 많은 예술단체가 기존의 공연 영상을 녹화 중계 방식으로 무료 공개한 바 있지만 이번 공연은 공연장과 예술단체가 국제적 파트너십을 맺어 선보이는 ‘실시간’ ‘유료’ 온라인 공연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는 한국 LG아트센터를 비롯해 세계 9개의 극장이 참여한다. 관객은 거주하는 지역 공연장을 통해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은 전 세계 동일하게 10파운드에 판매된다. 한국 관객은 8일 오후 2시부터 LG아트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1만5000원에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시차가 다른 세계 각국의 관객을 위해 이 공연은 한국, 유럽, 남미 지역의 저녁 시간에 맞춰 3차례 펼쳐진다. 첫 공연은 한국 관객을 위해 24일 오후 8시에 공연되는데, 영국 현지 시간으로는 낮 12시에 공연을 펼치는 셈이다. 기존 온라인 공연의 경우 대부분 일정 시간 동안 다시 보기나 되돌리기가 가능하지만 ‘내면으로부터’는 라이브로 진행되기 때문에 실시간 중계가 끝나면 다시 볼 수가 없다.

'내면으로부터' 중 한 장면. LG아트센터 제공

‘내면으로부터’는 우리 내면에 자리한 연약함과 강함의 양면성을 표현한 공연이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우리는 혈관을 관통하는 피의 흐름을 느끼지 못하지만 두려움을 느끼거나 무언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비로소 우리의 심장이 강하게 뛰고 있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 빔 반데키부스는 신작을 통해 이 혼란의 시기에 우리 내면에 깊이 자리한 이러한 양면성과 다양함을 직시한다.

LG아트센터는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이 극도로 위축된 지금, 램버트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빔 반데키부스의 안무와 영상 연출을 함께 만끽할 수 있는 ‘내면으로부터’는 관객에게 반가운 선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