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영화 맞아줘 감사” 정진영, 판타지아 영화제 2관왕

입력 2020-09-08 11:20 수정 2020-09-08 11:21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데뷔작으로 상을 받게 되어 영광입니다. 선문답을 던지는 낯선 영화를 반갑게 맞이해주신 영화제 측에 감사드립니다.”

감독 데뷔작 ‘사라진 시간’으로 제24회 판타지아영화제에서 2관왕에 오른 정진영 감독은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개최되는 판타지아영화제는 세계적 권위의 장르 영화제로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온라인으로 개최됐다.

이 영화제에서 33년차 베테랑 배우에서 영화 연출에 도전한 정 감독은 신인감독 특별언급상을, 극에서 형사 형구 역으로 열연한 조진웅은 슈발 느와르 부문에서 남우주연 특별언급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슈발 느와르는 전 세계 작품을 초청하는 판타지아영화제의 대표 섹션으로 꼽힌다.

정 감독이 직접 쓰고 연출한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다 하루아침에 삶이 송두리째 바뀐 형구라는 인물을 통해 실존적 질문을 던진다. 기존 상업영화의 문법을 탈피한 과감한 연출과 스토리 전개로 눈길을 끈 영화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영화는 앞서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독립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도 초청된 바 있다.

판타지아영화제는 “‘사라진 시간‘은 신인감독상 부문임에도 베테랑 감독의 작품처럼 잘 숙성된 느낌을 주는 작품이었다. 놀라운 구성과 단순한 설정 가운데 녹아있는 유머에 현혹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또 정교하게 가슴을 파고드는 연기와 끔찍한 부조리와 번뇌를 겪은 형구에게 보내는 조진웅 배우의 헌사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