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걷힌 총 국세 규모가 지난해보다 21조원 가까이 감소한 반면 지출은 38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위기에 대응하느라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정부 지출이 크게 늘었지만 나라 곳간에 들어오는 돈(세수)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세수는 주는 와중에 지출이 크게 늘면서 정부의 실제 살림살이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98조원 수준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가 8일 발간한 ‘2020년 9월호 재정동향’에 따르면 올해 1~7월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전년 동기 대비 51조3000억원 늘어난 75조6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관리재정수지는 같은 기간 49조9000억원 증가한 98조1000억원 적자로 나타났다.
재정적자 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데는 총수입은 줄었지만 긴급재난지원금과 고용보험기금 지급 등에 따라 총지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올해 7월까지 총수입은 280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조5000억원 감소했다. 이런 총수입 감소는 국세수입이 168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0조8000억원 줄어든 탓이다.
국세수입별로 법인세 실적이 전년보다 13조8000억원 줄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악화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결과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도 각각 3조원, 4조5000억원 감소했다. 소득세는 정부의 세정 지원에 따른 납기 연장 영향, 부가세는 7월 수입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반면 정부의 수입은 줄었지만 지출은 크게 늘었다. 7월까지 총지출은 356조원으로 전년 대비 37조8000억원 증가했다. 신용보증기금과 산업은행 출자 지원, 고용안정지원금, 구직급여 등 고용안전망 확충 등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위축 충격 최소화를 위해 3차 추경 집행 속도를 올렸기 때문이다. 재정집행률은 71.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가채무도 급격히 늘었다. 지난 7월 말 기준 국가채무(중앙정부 기준)는 781조원으로 전월 대비 16조9000억원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82조1000억원 급증한 수준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가세 납부 등 월별 세입 특성 및 세정 지원 납부효과 등으로 총수입이 총지출보다 크게 증가하며 이달 재정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며 “재정수지와 국가채무는 예년 추세대로 진행 중이며 연말까지 3차 추경 기준으로 관리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