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창작 뮤지컬의 새 지평을 연 뮤지컬 ‘HOPE: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 11월 19일 재연을 확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회가 침체한 상황에서 관객에게 위로와 위안을 건네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1월 초연한 ‘HOPE’는 강남 작가, 김효은 작곡가 콤비의 데뷔작이자 뮤지컬 ‘더데빌’, ‘그림자를 판 사나이’ 등 개성 강한 작품을 선보여 온 알앤디웍스의 네 번째 창작 뮤지컬이다. 현대 문학 거장의 미발표 원고를 둘러싸고 평생 원고만 지키며 살아온 78세 노파 에바 호프의 삶을 그린 이 작품은 지난해 평균 객석 점유율 95.8%, 누적 관객 수 3만4000명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작품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양대 뮤지컬 시상식인 예그린뮤지컬어워드와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총 11관왕을 기록하기도 했다.
‘HOPE’는 원고가 곧 자신이라며 평생 원고를 지켜온 스스로에게 원고의 소유권이 있음을 주장하는 78세 에바 호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법정 드라마 형식으로 호프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8살 난 호프가 처음 원고를 마주한 순간 원고에 빼앗긴 엄마의 관심과 애정, 원고로 인한 연인의 배신과 시련 등 원고로 인해 흔들리고 상처받는 호프의 모습이 이어진다.
하나뿐인 가족, 친구이자 연인에게 상처받고 혼자 남아 원고에만 집착하는 에바 호프의 이야기는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동시에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생에 지치고 상처 입은 우리 모두의 모습이다. 이 작품은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정서로 관객에게 다가가 공감을 자아냈다. 느리지만 천천히 성장하는 캐릭터의 서사를 그리며 호프와 관객의 삶을 위로하고 응원했다.
1년 6개월 만에 돌아온 ‘HOPE’를 향한 관객 반응도 뜨겁다. 지난 1월 공연 전문 포털사이트 스테이지톡에서 1700여 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진행된 ‘2020 뮤지컬 기대작’ 설문조사 결과 ‘가장 기대되는 창작 뮤지컬 재연작’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에바 호프를 비롯한 전체 캐스팅은 이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