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민 상당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접종을 하지 않거나, 먼저 접종한 다른 사람의 효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오는 11월 대선 전에 서둘러 백신을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조기 백신 승인’에 대한 미 국민의 불안이 반영된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 매체인 더힐에 따르면 미 CBS 방송이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미 유권자 249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21%는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접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응답자 58%는 자신들이 접종을 받기 전에 먼저 접종을 받은 다른 사람들의 접종 효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백신이 나오면 무료를 전제로 즉각 접종하겠다고 답한 국민은 21%였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2.4% 포인트다.
백신 안전성 등에 대한 우려도 상당했다. 응답자의 65%는 연내에 백신이 나올 경우 이는 시험이 불충분했거나 급하게 나온 결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35%는 연내에 백신이 나와도 이는 ‘과학적인 돌파구’를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지지층 별로 살펴보면 민주당 지지자의 77%, 공화당 지지자의 48%가 연내에 나오는 백신은 급하게 나온 결과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더힐은 백신을 접종받겠다는 비율이 낮게 나타난 것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려는 보건 전문가들에게는 큰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달 27일 주 정부들에 오는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백신이 나올 수 있으니 배포할 준비를 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11월 1일 이전에, 10월에 (백신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반면 미 보건 당국자들은 다음 달 안에 백신이 승인될 가능성이 매우 작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