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도 올 연말에는 충북 전 시·군에 음압구급차가 배치될 전망이다. 우선 청주와 충주지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음압구급차가 투입됐다.
충북도소방본부는 청주 동부소방서와 충주소방서에 감염병 환자 이송전용 음압 구급차를 1대씩 배치했다고 8일 밝혔다.
도내에서는 그동안 일반 구급차가 감염병 환자를 이송해 왔다. 소방본부는 감염병 전담구급대를 편성해 두었지만 비닐로 내부를 감싸거나 운전석과 탑승공간을 분리하는 등 열악한 상황에서 의심환자 이송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감염병 등 중증 응급환자 이송에 필요한 특수 구급차인 음압 구급차는 음압시스템이 설치돼 감염원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게 설계됐다. 오염된 내부 공기는 정화 장치인 헤파필터(HEPA Filter)를 통해 걸러져 바이러스의 외부 유출이 차단된다. 운전석과 환자가 있는 공간이 격벽으로 완전 격리돼 구급대원의 2차 감염 가능성을 차단해 안전한 이송이 가능하다.
음압 구급차가 있으면 감염병 상황에서 119 구급대원의 현장활동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감염병 의심 신고에 일반 구급차를 동원할 경우 귀소 후 구급차를 소독해야 해 추가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대당 2억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이면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 전례가 드물어 국내 도입이 더뎠다. 음압구급차는 현재 전국의 권역응급의료센터가 30대를 보유하고 있다. 전국 19개 시·도 소방본부 중 서울(2대)과 경기(3대), 광주(1대) 등 3곳만 음압 구급차를 갖고 있다.
충북의 경우 현재 운용 중인 음압구급차는 이번에 소방서에 투입된 2대와 충북대병원 1대 등 3대에 불과하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음압 구급차는 감염병 환자뿐 아니라 응급환자 이송 등 다양도로 활용할 수 있다”며 “구급대원의 현장대응 능력 향상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자체도 음압구급차 구입에 나서고 있다. 도내 11개 시·군은 올해 안에 음압구급차를 배치할 예정이다. 구입 예산은 전액 국비로 추진된다. 지자체는 특수차량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후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음압구급차 146대를 구입해 전국 보건소 등에 투입하기로 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음압구급차 국내외 수요가 늘어 일선 현장 투입이 늦어지고 있다”며 “늦어도 올 연말쯤에는 도내 전역에서 음압구급차가 본격적으로 운용될 전망이다”고 전했다.
청주=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