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성별확인 파티 불꽃놀이…美 캘리포니아 산불로”

입력 2020-09-08 08:39 수정 2020-09-08 10:02
미국 캘리포니아주 샤버 레이크 인근을 지나는 168번 주 고속도로 구간에서 샌 베니토 몬터레이 지구 소속 소방대원이 산불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예비 부모가 태어날 아이의 성(性)을 확인하는 파티에서 불꽃놀이를 하다가 캘리포니아주 남부 지역에 대규모 산불을 일으켰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카운티 인근의 엘도라도 산불이 파티의 불꽃놀이 장치에서 시작됐다.

캘리포니아주 소방국은 “지난 5일 출산을 앞둔 예비부모가 친지들과 함께 태어날 아기가 남자·여자 아이인지를 확인하는 파티를 열었고, 이 파티에서 사용된 불꽃놀이 장치가 산불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예비 부모들이 병원에서 받은 아기의 성별 확인서를 바로 열어보지 않고, 지인들과 함께 확인하는 ‘젠더 리빌(Gender Reveal)’ 파티를 열곤 한다.

5일(현지시간) 산불이 번지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유카이파에서 소방헬기가 물을 살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소방 당국은 “산불의 원인이 된 파티에서는 아기 성별에 따라 파란색 연기와 분홍색 연기를 일으키는 불꽃놀이 장치가 사용됐다”면서 “이 장치에서 튄 불꽃이 산불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실이나 불법 행위로 화재를 일으킨 사람에게는 재정적·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엘도라도 산불은 현재까지 7000에이커(28.3㎢) 이상을 태웠고, 인근 지역주민들에게는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산불 진화를 위해 500여명의 소방관과 헬기 4대가 투입됐는데, 현재 진화율은 5%에 불과하다.

캘리포니아주 개빈 뉴섬 주지사는 지난 5∼6일 섭씨 40도 이상의 폭염과 함께 3건의 새로운 대규모 산불이 발화함에 따라 샌버너디노, 샌디에이고, 프레즈노, 마데라, 마리포사 등 5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