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살 두딸 폭염속 차 갇혀 숨질 때…엄마는 밤새 술마셨다

입력 2020-09-08 08:37 수정 2020-09-08 09:57
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 20대 여성이 3살, 6살 두 딸을 차 안에 방치했다가 열사병으로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이들이 갇혀있는 동안 이 여성은 밤새 술을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7일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일 가가와현 다카마쓰시에서 발생했다. 26세 여성 A씨는 이날 오후 9시쯤 두 딸을 차에 태운 뒤 시내 한 주차장으로 향했고 그곳에 차를 세운 뒤 혼자 내려 인근 주점을 방문했다. 그는 해당 주점을 시작으로 밤새 술집 3곳을 방문했고 이튿날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이어 평소 알고 지내던 한 남성의 집에서 잠을 청했다.

A씨가 아이들이 있는 차로 돌아온 건 16시간 만인 3일 낮 12시40분이다. 그러나 두 딸은 열사병으로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이날 일본은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동해안을 중심으로 기온이 오른 상태였다. 다카마쓰시는 정오가 지난 뒤부터 기온이 36도를 넘어섰고, 40도 안팎을 기록한 지역도 있었다. 해당 주차장은 지붕이 없었고 주변에 높은 건물도 없어 A씨의 차는 내리쬐는 햇볕을 고스란히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두 딸을 방치한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한 A씨는 차를 몰고 주차장을 벗어났다. 이후 100m 정도 이동시킨 뒤 119에 신고했다. 그는 당시 “몸이 안 좋아져 화장실에 2시간 정도 다녀왔는데 아이들이 숨져있었다”는 거짓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CCTV 영상 등을 분석해 A씨의 행적을 확인했고 지난 4일 보호책임자유기치사 혐의로 그를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이들만 둔 채 밤새 술을 마신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차 안에 에어컨을 켜뒀기 때문에 괜찮을 거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